여성일반

피임약 대신 팔에 삽입한 ‘이것’, 폐까지 이동… “충격” 30대 여성, 무슨 일?

김예경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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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폐 엑스레이 사진, 파란색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왼쪽 폐까지 이동한 피임 임플란트다./사진=BMJ 사례 보고서
영국의 한 30대 여성이 6년 전 피임을 위해 팔에 삽입한 ‘피임 임플란트’가 왼쪽 폐로 이동한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로열 스토크 유니버시티 병원에 따르면 영국 30대 여성 A씨는 6년 전에 왼쪽 팔에 피임 임플란트 삽입 시술받았으나, 임플란트의 느낌이 느껴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피임 임플란트는 우리나라에서 ‘임플라논’이라고도 불리는 피임법으로, 황체호르몬(난소에서 배란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방출하는 약 4cm의 작은 막대를 팔 위쪽 피부 아래에 삽입하는 시술이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임플란트가 왼쪽 폐로 이동해 있었다. 의료진은 “처음 받았던 시술이 잘못된 것이다”며 “임플란트가 팔뚝 정맥을 타고 심장까지 이동했고, 동맥을 타고 왼쪽 폐까지 움직인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임플란트를 팔에 너무 깊게 삽입하거나, 팔이 얇은 환자들에게 삽입하면 (임플란트가) 이동할 수 있다”며 “임플란트가 폐로 가면 ▲가슴 통증 ▲호흡 곤란 ▲피를 동반한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A씨에게는 다음과 같은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분절 폐절제술(폐의 분절 단위로 필요한 부분만 절제하는 수술)을 통해 임플란트를 제거했다. 수술 6개월 후 흉부 엑스레이 촬영 결과 아무 문제가 없었고 확인됐다.

피임 임플란트는 3년간 황체호르몬이 방출되면서 피임 효과가 유지된다. 또한 자궁경관 점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정자가 자궁 내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한다. 월경 시작 5일 안에 시술하며, 시술 과정은 빠르고 간단하다.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국소마취제를 투입한 후 팔 위쪽 부위 안쪽에 임플란트를 넣으면 끝이다. 처음 삽입한 후에는 팔에 약간의 멍과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최대 일주일 동안 이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이때 24시간 동안 팔에 붕대를 감으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또, 임플란트를 삽입하고 제거한 부위에 작은 흉터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두통 ▲피부 변화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A씨처럼 어깨, 흉벽, 폐 등으로 임플란트가 이동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06~2015년에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보고된 임플란트 이동 사례는 38건에 달한다. 또한 지난 2019년 영국의약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피임 임플란트 체내 이동과 관련해 126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 중 임플란트가 폐로 이동한 사례는 총 18건이 기록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임플라논이 출시된 이후 폐동맥과 폐로의 이동이 확인된 사례는 107건에 이른다.

이 사례는 저널 ‘BMJ 사례 보고서(BMJ Case Reports)’ 지난 1월 3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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