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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여친’ 우리 집에 데려와도 상관 없다” 美 ‘폴리아모리스트’ 부부… 딸도 있는데, 무슨 일?

김예경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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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연인관계를 인정하고, 그 연인이 집에 와도 괜찮다는 미국의 폴리아모리스트 부부/사진=더 선
배우자의 연인관계를 인정하고, 그 연인이 집에 와도 괜찮다는 미국의 폴리아모리스트(Polyamorist·다연애주의자)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미국 여성인 안드레아(41)와 그의 남편 브랜든(45)은 지난 2003년에 결혼해 딸을 두고 있다. 안드레아는 “10대 시절부터 항상 여러 명의 남자친구를 갖고 싶어 했다”라며 “남편과 결혼 후에도 다른 남자를 만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내 생각을 브랜든에게 말했고, 남편은 나를 이해해 줬다”라며 “우리는 부부지만 각자의 연애를 존중하기로 했다”라고 했다. 안드레아는 “이제, 각자의 연인을 집에 데려오기도 한다”라며 “한 번은 남편이 여자친구와 침실에 있었는데, 나는 침실에서 물건을 챙겨 집에서 나왔다”라고 했다. 브랜든은 “처음엔 아내의 제안이 이해가 안 갔지만, 오히려 부부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며 “우리는 폴리아모리스트 부부다”고 했다.

폴리아모리는 ‘많음’을 뜻하는 그리스어 ‘폴리(poly)’와 ‘사랑’을 뜻하는 라틴어 ‘아모르(amor)’의 합성어로 서로를 독점하지 않는 다자간의 사랑을 가리킨다. 이런 다자연애주의자를 ‘폴리아모리스트’라고 부른다. 또한 다자연애주의자 공동체를 ‘폴리큘’이라고 한다. 폴리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부부인 관계와는 함께 살지만 연인인 사람과는 함께 살지 않는 관계는 ‘가든 폴리’라고 한다. 한편 폴리아모리스트들끼리 같은 집에서 함께 살며 사생활을 공개하는 ‘주방 테이블 폴리’라고 한다. 아내나 남편의 연애 사실을 알고 이를 수용하지만, 이 연애 관계에 대해 묻지 않는 ‘평행 폴리’도 있다.


폴리아모리스트의 주장에 따르면, 폴리아모리는 파트너와 합의 하에 서로가 참여해 형성하는 관계로 ‘바람’이나 ‘양다리’ 등과는 성격이 다른 개념이다. 폴리아모리스트는 이성이 일대일로 만나 결혼하는 ‘일부일처제’가 통제와 구속을 만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두 사람이 하는 부부나 연인관계 속에는 필연적으로 위계질서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다수의 관계에는 그 누구도 우위가 될 수 없어 더 행복하고 건전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지난 2021년 발표된 국제 학술지 심리학 프론티어 저널(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미국 채프먼대 심리학과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5%가 폴리아모리스트라고 나타났다. 최근에는 법적 혼인 상태인 부부가 제3자와 함께 생활하고, 자녀 계획을 세우고, 아이가 있는 경우 함께 육아하는 등 가정을 꾸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다양한 가족 형태가 이미 공존하고 있고, 오랜 결혼제도의 틀을 깨는 법률이 통과되고 있다”며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머지않아 폴리아모리를 위한 다자결혼도 인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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