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또 다른 에볼라?” 아프리카서 확산 중인 ‘이 희귀질환’… 출혈 때문에 사망한다고?

임민영 기자

[세상에 이런 병이?]

이미지

마르부르크병 격리시설에 식사를 전달하는 의료진./사진=AP통신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수천 명의 에볼라 출혈열(전신 출혈을 일으키는 급성 열성 전염병)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다. 당시 다른 나라로의 확산도 발견돼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는데, 현재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에볼라 출혈열과 매우 유사한 희귀질환인 ‘마르부르크병(Marburg virus disease)’이 등장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르부르크병은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을 말하며, 국내에서는 '마버그열'로도 불린다. 1967년 독일 마르부르크에서 한 연구원이 우간다에서 수입한 녹색 원숭이의 조직을 관찰하던 중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같은 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도 우간다 출신 녹색 원숭이를 관찰하다가 다수가 마르부르크병에 걸린 사례가 보고됐다. 당시 두 지역에서 총 31명이 감염됐으며, 7명이 사망했다. 마르부르크병은 앙골라,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주로 발병한다. 간혹 다른 지역에서 환자가 보고되고 있지만, 모두 아프리카 지역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마르부르크병은 2~21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난다. 마르부르크병 증상은 두 단계로 나뉜다. 처음에는 ▲발열 ▲오한 ▲두통 ▲기침 ▲근육통 등을 겪는다. 이후 1~2일 정도 증상이 줄어들지만, 곧바로 다음 단계 증상이 시작한다. 이땐 가슴 통증과 구토, 설사, 체중 감소가 나타난다. 그리고 출혈이 시작되며, ▲잇몸 ▲피부 ▲눈 ▲생식기 등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계속되는 출혈로 인해 환자들은 장기 부전, 신경계 질환 등을 겪을 위험이 있다. 환자 대부분은 증상이 시작한 후 8~9일째 심각한 출혈로 인한 쇼크로 사망한다.

마르부르크병의 원인 바이러스로는 마르부르크 바이러스(MARV)와 라븐 바이러스(RAVV)가 있다. 두 바이러스는 에볼라 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와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과일박쥐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감염자의 혈액, 구토물, 분비물과 오염된 주사기 등을 통해 사람 간 전파된다. 다만, 과일박쥐로부터 마르부르크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마르부르크병은 희귀하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해 한번 발병하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런데, 아직 승인된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아프리카에서 우려하는 질환 중 하나다.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막는 치료를 진행한다. 환자들은 진통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체액의 손실이 심하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고, 출혈이 심하면 수혈을 통해 혈액을 보충한다.

국내에선 마르부르크병 발병 사례가 보고된 적 없다. 마르부르크병은 우리나라 법정 감염병의 제1급감염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제1급감염병은 생물테러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하고 음압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말한다. 마르부르크병은 최고 88%에 이르는 높은 치사율을 가졌다. 10명 중 9명은 사망하는 전염병이지만, 드물게 살아남는 환자도 있다고 알려졌다.

마르부르크병 확산을 막으려면 마르부르크병 환자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를 돌볼 땐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돌봐야 한다. 환자의 체액이나 혈액을 만지는 것도 위험하다. 죽은 환자의 신체를 만져도 감염 위험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박쥐가 서식하는 동굴을 방문하는 것을 삼가고 야생 동물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한편, 탄자니아에서는 현재까지 10명의 감염자 중 9명이 사망했다. 탄자니아 정부는 약 281명의 접촉자를 추적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이에 대해 “탄자니아 내 추가 확산과 인접국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는 한편 “전 세계적인 수준에서 확산할 위험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占싼딅뮞鈺곌퀣苑� 占쎌뮆�э옙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