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20대 여성, 쌍둥이 출산 후 ‘사지 절단’… 안타까운 사연, 무슨 일?
임민영 기자 | 유예진 인턴기자
입력 2025/02/03 20:12
[해외토픽]
지난 1월 31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케디자 테아페(29)는 2023년 4월 12일에 쌍둥이를 출산했다. 테아페가 신생아인 쌍둥이를 데리고 집에 도착한 직후, 그는 복통을 겪기 시작했다. 5일이 지나고 테아페의 고통은 더욱 심해져 구급차를 불렀다. 테아페는 “복통, 구토, 설사를 겪었고, 오한이 들고 무언가를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라며 “나 자신이 아닌 것 같았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워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테아페는 출산 과정에서 연쇄상구균(지름 1μm의 구균이 몇 개에서 십수 개가 사슬 모양으로 연결된 균류)에 감염됐으며, 이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약물을 통해 인위적인 혼수상태(induced coma)에 빠지게 했으며, 일주일 동안 패혈증 때문에 쇠약해진 장기의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 장기를 삽입하는 치료를 진행했다. 인위적인 혼수상태는 의료진이 환자의 뇌 기능을 보호하거나 고통을 줄여주고자 약물을 사용해 인위로 혼수상태를 유도한 것을 뜻한다. 그런데, 다시 테아페가 깨어났을 때 사지는 검게 변했고 의료진은 신속히 인공 장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결국 5개월 후 테아페는 두 다리와 왼손, 오른손 손가락을 절단했다. 그는 “새롭게 바뀐 내 몸에 적응하는 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테아페는 의족을 맞추고 독립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으며, 오른쪽 팔꿈치에 쌍둥이를 안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테아페가 겪은 패혈증은 곪아서 고름이 생긴 상처나 종기에서 병원균이나 독소가 계속 혈관으로 들어가 순환해 심한 중독 증상이나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호흡수가 빨라지고, 지남력(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인지력)의 상실이나 정신 착란(급성 중독이나 전염병으로 의식 장애를 일으켜 지적 능력을 일시적으로 잃어버리는 상태) 등의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혈압의 저하‧신체 말단에 공급되는 혈액량의 저하로 인해 피부가 시퍼렇게 보이기도 한다. 균혈증(세균이 혈액 내에 돌아다니는 증상)이 있으면 세균이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다가 신체의 특정 부위에 자리를 잡아 그 부위에 병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원인균에 특이한 피부의 변화가 나타나서 패혈증의 원인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테아페처럼 ▲구역질 ▲구토 ▲설사 ▲장 마비 등과 같은 소화기 계통 증상과 함께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소화기의 출혈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며, 신체 어느 부위든 감염될 수 있다. ▲폐렴 ▲신우신염(신장의 세균감염으로 인해 생한 요로감염증) ▲뇌막염 ▲봉와직염(진피와 피하 조직에 나타나는 급성 화농성 염증) ▲감염성 심내막염(세균이나 곰팡이 등의 미생물이 심장의 내막에 균체를 형성해 생하는 염증) ▲복막염 ▲욕창(지속적인·반복적인 압박이 주로 뼈의 돌출부에 가해짐으로써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조직 괴사로 생긴 궤양) ▲담낭염 ▲담도염 등이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감염증이 발생한 경우, 원인 미생물이 혈액 내로 침범해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패혈증은 특별한 진단법이 없어 환자의 체온, 맥박수, 호흡수, 혈압, 혈액 검사상의 백혈구 수치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이때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감염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혈액 배양 검사가 필요하다. 또, 패혈증으로 인한 장기 기능 장애는 SOFA(Sequential Organ Failure Assessment) 점수로 판별한다. SOFA 점수는 ▲호흡기계 ▲신경계 ▲순환계 ▲간 ▲신장 ▲응고를 포함한 6가지 장기 기능을 평가하는 수치 점수 시스템이다. 패혈증은 범발성 혈관 내 응고증(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혈액 응고가 과도하게 진행되는 상태)이나 급성신부전(신장 기능의 급격한 장애를 보이는 질환) 등의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어 진단할 때 이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도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패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장기의 감염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검진과 혈액검사, 영상 검사를 통해서 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신체의 감염 부위를 찾은 후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해 감염증을 치료한다. 패혈증의 원인균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균을 배양하는 검사가 필요하지만 이는 적어도 3~5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만일 환자의 상태가 위독하다면 배양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경험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감염 장기에 농양(고름)이나 테아페처럼 괴사(세포나 조직 일부가 죽은 것) 조직이 존재하거나 인공 장기가 삽입된 경우는 이를 제거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패혈증이 발병되면 짧은 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고 특히 신체 장기 기능의 장애나 쇼크 등이 동반되면 사망률이 매우 높아진다. 패혈증은 집에서 혼자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