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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다는 '이 과자' 6주 먹고, 응급실 行… 최악의 경우 심장 기능 떨어진다?

이해나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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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함유 과자를 과도하게 섭취한 70대 남성이 저칼륨혈증으로 응급실에 가게 된 사례가 공개됐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감초 함유 과자를 과도하게 먹다가 저칼륨혈증이 발생해 응급실에 입원한 70대 남성 사례가 공개됐다.

호주 퀸즐랜드 타운즈빌 병원 의료진은 71세 남성 A씨가 협심증(심장 혈관이 좁아지는 증상)이 의심돼 심장 혈관을 촬영하는 검사인 관상동맥조영술을 받기 전 신체 검사를 했다가 예상치 못한 '중증 저칼륨혈증' 진단을 받고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정상 혈중 칼륨 농도는 3.5~5.5mmol/L인데, A씨는 2.1mmol/L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입원 2일 차에는 칼륨 농도가 무려 1.9mmol/L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적극적인 칼륨 보조 치료를 한 결과, 입원 6일째 혈중 농도가 4.0mmol/L으로 안정됐고,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다.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의료진이 조사한 결과, A씨는 딸이 생일에 선물한 약 800g의 감초 과자(생 감초 함량 30.4g)를 지난 6주간 지속적으로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최종적으로 A씨에게 발생한 저칼륨혈증이 감초 과다 섭취로 인한 것이라 진단했다. 또한 A씨에게 퇴원 후에도 감초 함유 과자를 먹지 말라고 조언했다.

감초는 국내에서도 뿌리를 채취해 한약재나 감미료 등으로 많이 사용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위 궤양, 저혈압 개선이나 지방 감소, 항염증·항산화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감초에 든 글리시리진이라는 성분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내 칼륨 수치가 떨어질 수 있다. 칼륨 수치가 과도하게 떨어지면 다리 근력이 감소하거나 경련이 일고, 소변량이 늘어날 수 있으며, 심하게는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타운즈빌 병원 의료진은 "A씨가 먹은 감초 과자 속 글리시리진의 정확한 함량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감초를 하루 약 720mg씩 과도하게 섭취한 셈"이라며 "감초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졌지만 권장 수준을 초과하면 독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 식품에 감초 독성에 대한 경고가 없어 소비자가 위험을 인식하고 주의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중증 저칼륨혈증 등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함량 감초 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식품 라벨에 과도한 섭취에 대한 경고 문구를 붙이고 제품의 일일 섭취 한도를 명시하게 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임상사례보고' 저널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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