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 인체 면역 체계의 약 70%를 차지하는 기관이다. 장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소화 과정과 면역 조절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외부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준다. 장내 미생물이란 소화관, 특히 대장에 서식하는 다양한 미생물의 집합체를 말한다. 박테리아, 진균, 바이러스 등이 포함된다. 크게 유익균, 유해균, 중립균으로 분류되는데 여러 장내 미생물이 균형을 이뤄야 장이 건강해진다. 신체 전반에 걸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어떻게 될까.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염증성 장질환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소화기 질환을 유발한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크게 감소하고 유익균이 줄어들면 대장균과 같은 병원성 미생물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내 염증이 악화되고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 되면서 각종 질환이 발생하는 것. 따라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 조절은 염증성 장질환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분변 미생물 이식을 통해 30~50%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질병의 관해 상태에 도달한 결과가 보고 됐다. 특히 VSL#3와 같은 다중 균주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염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경우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과 같은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증상을 30~40% 개선시켰으며, 이눌린 성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통증과 팽만감을 20% 이상 감소시켰다.

장내 미생물은 비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3년 10대 과학 뉴스 중 하나로 선정된 Jeffrey Gordon팀의 연구 결과 따르면 비만한 쌍둥이와 마른 쌍둥이의 대변을 각각 무균 쥐에 투여했는데 비만한 쌍둥이의 대변을 받은 쥐는 비만해졌고 마른 쌍둥이의 대변을 받은 쥐는 마른 체형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과 비만의 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발견이 된 이 실험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기초가 됐다.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발효식품을 포함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또한 필요하다.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자제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도 도움된다. 헬스조선 질병백과 장내 미생물 편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역할과 균형의 중요성, 최신 치료 기술에 대해 기쁨병원 문창모 부원장과 함께 알아본다. 자세한 내용은 헬스조선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