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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통증 무감각증(CIPA)으로 뼈가 부러져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5세 소년의 사연이 공개됐다. 통증이 없기 때문에 자해를 일삼아 코, 손 등 전신에 상처가 있는 모습./사진=임상사례보고저널
선천성 통증 무감각증(CIPA)으로 상처를 입거나 뼈가 부러져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5세 소년의 사연이 공개됐다.

파키스탄 라왈핀디 지역 카후타에 거주하는 5세 소년이 낙상 사고로 대퇴골 골절을 입어 베나지르 부토 병원에 입원했다. 소년은 건강한 형, 누나와 달리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선천성 통증 무감각증(CIPA)을 앓고 있었다. 유아기 때부터 소년은 반복적인 고열을 겪었다.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은 이 질환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체온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열이 발생한다. 또한, 소년은 손톱을 물어뜯거나 딱딱하고 뜨거운 물건을 치는 행위를 반복했다. 그 결과 손과 발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발가락 세 개와 엄지손가락 하나를 잃었다. 검사 결과, 소년은 구강과 눈, 손바닥, 발바닥 주변에 다발성 궤양과 건조한 피부 병변을 보였다. 자해로 인한 상처 자국도 발견됐다. 치아는 없었고, 코는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다. 푸석한 머리카락은 드문드문 나 있었다. 소년의 말초 부위는 통증과 온도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반면 진동과 압박감은 느꼈다. 시력 검사 결과, 각막 감소, 안구 건조증, 각막 궤양 등이 나타났다.

피부로 받은 자극은 말단 수용체를 거쳐 뇌로 전달된다. 이때 우리는 '뜨겁다' 등의 감각을 느낀다. 그러나 신경 세포에 발현하는 NTRK1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신경세포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다. 통증과 온도 감각 전달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 선천성 통증 무감각증(CIPA)이다. 감각의 전달과 자율신경 조절은 비슷한 유전자가 관여돼 있어, 땀 분비에도 이상이 생긴다.


선천성 통증 무감각증(CIPA) 환자는 무한증을 동반한다. 이로 인해 어릴 때부터 체온 조절을 할 수 없어 발열이 흔하게 나타난다. 열사병 등 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또, 몸에 상처를 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해 자해 행위를 지속하게 된다. 민감한 상피 조직인 각막의 방어 기전도 약해져 안과계 질환도 쉽게 발생한다. 보통 발달지연과 정신지체 증상도 동반한다. 통증과 온도를 느끼지 못하지만, 압력에 대한 감각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많은 경우 25세 이전에 사망한다.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신체 손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보존적 처치를 한다. 체온이 너무 높다면 해열제 복용, 목욕 등의 방법으로 체온을 낮춘다. 신체 손상이 발생하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 처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주의 깊은 관찰과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평소 보호 장비를 착용하면 외상을 줄일 수 있다.

이 사례는 '임상사례보고'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이해나 기자 | 윤승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