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묻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평균 교수 인터뷰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치료제가 발전하면서, HIV 감염인과 일반인의 수명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최근에는 1일 1회 복용하는 복합제의 등장으로 복약 편의성이 증가했으며, 병원 방문 횟수도 최소화하면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HIV 감염 환자는 병원에는 얼마나 자주 가야 하며, 약을 먹을 때 무엇에 주의해야 할까?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평균 교수와 함께 HIV 진단·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 매년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이 기념일에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세계 에이즈의 날은 HIV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기 때문에 이러한 편견에서 감염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고자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정부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환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사회적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 HIV와 에이즈의 차이점을 소개한다면?
HIV는 에이즈(후천적 면역 결핍 증후군)라는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이다. HIV는 우리 몸에서 전체 면역 세포 중 'CD4+ T세포(CD4 양성 T세포)'라고 하는 아주 일부분의 세포만을 감염시키고 파괴시킨다.
정상인의 혈액을 검사하면 1CC당 1000~1500개 정도의 CD4+ T세포가 검출되지만, HIV가 CD4+ T세포를 감염시켜 몸에서 세포 수가 점점 줄어들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환자들은 면역력이 떨어짐에 따라 면역 기능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못하는 미생물에도 감염병이 생길 수 있다. 이를 '기회감염'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기회감염으로는 폐포자충 폐렴과 식도칸디다증 등이 있다.
에이즈는 HIV 감염 환자가 CD4+ T세포 수가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서 기회감염이 나타난 경우를 말한다. 다만 기회감염이 없다 하더라도, CD4+ T세포 수가 200개 이하로 떨어져 있는 상태에도 에이즈라고 정의한다. 즉, 모든 HIV 감염인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HIV 감염인 중에 질병이 너무 진행해서 면역 수준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 있는 환자들을 에이즈라고 할 수 있다.
- 검사가 필요한 증상이나 위험 행위가 있나?
HIV 감염 초기 증상이 감기나 몸살과 유사해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과도한 불안이나 공포심이 들 수 있다. 다만, 증상만으로 HIV 감염을 의심하거나 진단할 수는 없다. '급성 HIV 증후군'이라고 하는 HIV 감염의 초기 증상은 보통의 다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과 잘 구별되지 않는다.
HIV 감염이 의심된다면 혈액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HIV 감염은 99% 이상이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본인이 최근 4~6주 사이에 보호되지 않은 성관계를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무증상 기간은 보통 얼마나 오래 유지되나?
HIV에 감염되면 4~6주 정도 지난 후 발열·두통·몸살 등을 동반하는 '급성 HIV 증후군'이라는 증상이 생기는데, 이는 모든 환자에게서 다 생기는 게 아니라 약 40~60% 정도의 환자들에게서만 나타난다. 즉, 약 40%의 환자는 HIV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급성 HIV 증후군을 경험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
급성 HIV 증후군을 넘기면 무증상 잠복기라는 기간이 오는데, 무증상 잠복기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없지만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서 CD4+ T세포를 감염시키고 파괴하면서 면역은 조금씩 떨어진다. 이러한 면역이 특정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특정 감염에 취약해져 감염에 의한 증상이 나오기 시작한다.
무증상 잠복기는 매우 빠르게 진행하는 사람은 1~2년 안에 진행할 수도 있고, 매우 오래 진행하는 사람은 20~30년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무증상 잠복기에도 혈액 검사를 하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며, 적절한 검사 시점은 언제인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항체 검사다. 이는 바이러스를 직접 보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대해 만드는 항체가 형성돼 있는지를 보는 검사 방법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우리 몸이 바로 항체를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보통 3~4주 정도는 걸린다. 노출된 바이러스의 양이 매우 적은 경우에는 항체가 좀 더 늦게 생길 수도 있어 3~4주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하더라도 정말 걱정된다면 6~12주 후 재검사가 필요하다.
- HIV 검사를 통해서 양성이 나온다면 이후 치료까지의 여정은 어떻게 되나?
먼저 선별 검사를 한다. 이를 'ELISA(엘라이자) 검사'라고 한다. ELISA 검사는 대개는 검사 후 3~4시간이 지나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웨스턴 블롯(Western Blot)'이라는 확진 검사를 한다. 이 검사는 보통 병원에서 시행하지 않고, 각 시도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이나 국립보건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증상이 없을 때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실제로는 음성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1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된다 하더라도 HIV 감염으로 확진할 수 없고, 확진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확진 검사까지 양성으로 확인되면 HIV 감염을 확진할 수 있다.
감염 여부가 확인되면 바이러스의 증상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시작한다. 초기의 약들은 효과가 불충분하고, 약을 끊을 수 없어 약을 오래 먹어야 된다는 단점 때문에 면역력이 어느 정도 이하로 떨어지면 투여를 시작하자는 합의(컨센서스)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물의 부작용도 많이 개선됐고, 치료를 빨리 할수록 환자의 예후가 더 좋아진다는 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있어 진단되자마자 치료를 시작하자고 권고하고 있다.
-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당일에도 HIV 치료가 가능한가?
그렇다. 당일 치료는 혈액 검사를 함과 동시에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약을 주자는 개념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약들도 현재 많이 개발돼 있고, 여러 임상시험에서 그렇게 처방했을 때도 별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어 현재는 당일 치료도 가능한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HIV 감염인이 실명으로 보건소에 신고하면 정부로부터 치료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과거에는 확진이 된 시점 이후에만 치료비가 지원됐는데, 최근 확진 검사를 의뢰한 날부터 치료비가 지원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정말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확진 검사를 하면서 치료를 시작한다.
- 매년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이 기념일에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세계 에이즈의 날은 HIV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기 때문에 이러한 편견에서 감염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고자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정부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환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사회적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 HIV와 에이즈의 차이점을 소개한다면?
HIV는 에이즈(후천적 면역 결핍 증후군)라는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이다. HIV는 우리 몸에서 전체 면역 세포 중 'CD4+ T세포(CD4 양성 T세포)'라고 하는 아주 일부분의 세포만을 감염시키고 파괴시킨다.
정상인의 혈액을 검사하면 1CC당 1000~1500개 정도의 CD4+ T세포가 검출되지만, HIV가 CD4+ T세포를 감염시켜 몸에서 세포 수가 점점 줄어들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환자들은 면역력이 떨어짐에 따라 면역 기능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못하는 미생물에도 감염병이 생길 수 있다. 이를 '기회감염'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기회감염으로는 폐포자충 폐렴과 식도칸디다증 등이 있다.
에이즈는 HIV 감염 환자가 CD4+ T세포 수가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서 기회감염이 나타난 경우를 말한다. 다만 기회감염이 없다 하더라도, CD4+ T세포 수가 200개 이하로 떨어져 있는 상태에도 에이즈라고 정의한다. 즉, 모든 HIV 감염인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HIV 감염인 중에 질병이 너무 진행해서 면역 수준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 있는 환자들을 에이즈라고 할 수 있다.
- 검사가 필요한 증상이나 위험 행위가 있나?
HIV 감염 초기 증상이 감기나 몸살과 유사해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과도한 불안이나 공포심이 들 수 있다. 다만, 증상만으로 HIV 감염을 의심하거나 진단할 수는 없다. '급성 HIV 증후군'이라고 하는 HIV 감염의 초기 증상은 보통의 다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과 잘 구별되지 않는다.
HIV 감염이 의심된다면 혈액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HIV 감염은 99% 이상이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본인이 최근 4~6주 사이에 보호되지 않은 성관계를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무증상 기간은 보통 얼마나 오래 유지되나?
HIV에 감염되면 4~6주 정도 지난 후 발열·두통·몸살 등을 동반하는 '급성 HIV 증후군'이라는 증상이 생기는데, 이는 모든 환자에게서 다 생기는 게 아니라 약 40~60% 정도의 환자들에게서만 나타난다. 즉, 약 40%의 환자는 HIV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급성 HIV 증후군을 경험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
급성 HIV 증후군을 넘기면 무증상 잠복기라는 기간이 오는데, 무증상 잠복기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없지만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서 CD4+ T세포를 감염시키고 파괴하면서 면역은 조금씩 떨어진다. 이러한 면역이 특정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특정 감염에 취약해져 감염에 의한 증상이 나오기 시작한다.
무증상 잠복기는 매우 빠르게 진행하는 사람은 1~2년 안에 진행할 수도 있고, 매우 오래 진행하는 사람은 20~30년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무증상 잠복기에도 혈액 검사를 하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며, 적절한 검사 시점은 언제인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항체 검사다. 이는 바이러스를 직접 보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대해 만드는 항체가 형성돼 있는지를 보는 검사 방법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우리 몸이 바로 항체를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보통 3~4주 정도는 걸린다. 노출된 바이러스의 양이 매우 적은 경우에는 항체가 좀 더 늦게 생길 수도 있어 3~4주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하더라도 정말 걱정된다면 6~12주 후 재검사가 필요하다.
- HIV 검사를 통해서 양성이 나온다면 이후 치료까지의 여정은 어떻게 되나?
먼저 선별 검사를 한다. 이를 'ELISA(엘라이자) 검사'라고 한다. ELISA 검사는 대개는 검사 후 3~4시간이 지나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웨스턴 블롯(Western Blot)'이라는 확진 검사를 한다. 이 검사는 보통 병원에서 시행하지 않고, 각 시도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이나 국립보건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증상이 없을 때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실제로는 음성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1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된다 하더라도 HIV 감염으로 확진할 수 없고, 확진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확진 검사까지 양성으로 확인되면 HIV 감염을 확진할 수 있다.
감염 여부가 확인되면 바이러스의 증상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시작한다. 초기의 약들은 효과가 불충분하고, 약을 끊을 수 없어 약을 오래 먹어야 된다는 단점 때문에 면역력이 어느 정도 이하로 떨어지면 투여를 시작하자는 합의(컨센서스)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물의 부작용도 많이 개선됐고, 치료를 빨리 할수록 환자의 예후가 더 좋아진다는 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있어 진단되자마자 치료를 시작하자고 권고하고 있다.
-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당일에도 HIV 치료가 가능한가?
그렇다. 당일 치료는 혈액 검사를 함과 동시에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약을 주자는 개념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약들도 현재 많이 개발돼 있고, 여러 임상시험에서 그렇게 처방했을 때도 별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어 현재는 당일 치료도 가능한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HIV 감염인이 실명으로 보건소에 신고하면 정부로부터 치료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과거에는 확진이 된 시점 이후에만 치료비가 지원됐는데, 최근 확진 검사를 의뢰한 날부터 치료비가 지원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정말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확진 검사를 하면서 치료를 시작한다.

- 임상에서 HIV 감염 환자들을 만나보면 특히 궁금해하는 점이 있나?
사실 치료제가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 치료의 한계는 약을 끊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HIV가 감염시키는 CD4+ T세포 중 기형 면역세포같이 증식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세포들에도 바이러스가 들어간다. 그런데 기형 면역세포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현재 약으로 잘 제거되지 않는다. 따라서 약을 먹을 때는 면역세포가 다시 회복되지만, 약을 끊으면 기형 면역세포에 있는 HIV들이 나오면서 다시 증식하고 면역세포를 파괴할 수 있어 약을 끊지 못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환자들은 '완치가 되는가?'를 많이 궁금해한다. 나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HIV 감염에 대해 당뇨·고혈압과 똑같은 병이라고 설명한다. 즉, 당뇨·고혈압도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현재 치료법이 평생 약을 먹으면서 증상을 조절해 가며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하는 방식인 것처럼, HIV 감염 치료도 조절을 해가면서 면역을 파괴하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 초기에 치료제를 선택할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가?
치료제의 발전으로 이제는 HIV 감염인과 일반인의 수명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문제는 현재 치료의 가장 큰 단점이 약제 복용을 중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료제를 선택할 때 여러 조건이 있지만, 장기 치료가 이뤄지는 만큼 복약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다. 한꺼번에 여러 알을 먹는 것보다는 복합제로 여러 성분이 하나에 들어 있는 복합제로 처방하는 것을 좀 더 고려하는 편이다. 또 약을 장기간 복용함에 따라 생기는 부작용도 고려한다. 부작용 가능성이 좀 더 적은 약제, 그리고 환자들이 다른 기저 질환으로 인해 복용하는 다른 약물과의 상호 작용이 없는지 등을 고려해서 치료제를 선택한다.
- 현재 HIV 감염 치료의 목표는 무엇인가?
강력한 항바이러스제, 즉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재를 투여해 혈중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최대한 억제시키는 것이다. 억제하면 바이러스의 증식으로 인해 우리 몸의 CD4+ T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파괴가 멈춰진 상황에서는 통상 1년에 100~150개의 CD4+ T세포가 회복된다.
혈중 바이러스의 증식을 최대한 억제하면 다른 사람한테 전파가 될 위험도 훨씬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약을 먹지 않은 감염인의 경우 혈액 1CC당 바이러스가 10만개에서 많으면 100만개 이상까지도 있다. 그런데 약을 먹으면 혈중 바이러스를 (혈액 1CC당) 20개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이 수준으로 떨어뜨리면 혈액이나 체액에 다른 사람이 노출됐을 때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약 10만 배 이상 떨어진다. 그래서 현재는 미국 질병관리청도 혈액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주변에 전파되지 않는다는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의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약제 복용은 본인 면역력의 회복과 주변으로의 전파 위험을 최대한 억제하는 두 가지의 목표가 있다.
- HIV 초기 감염인은 1년에 병원을 최소 몇 번 정도 방문하면 되는지, 또 병원에서는 환자의 어떤 지표들을 확인하는지 소개 부탁한다.
의사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처음 약을 사용하면 대개는 그 약에 특별한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를 1~2달 정도에 한 번 확인하며, 상태가 안정적이라면 병원 방문 간격을 점점 늘릴 수 있다.
만일 상태가 안정된다면 1년에 2번(6개월에 1번) 정도 병원에 방문하면 된다.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에는 ▲6개월에 한 번 다른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지 ▲혈액에서 바이러스가 계속 억제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돼 있어 6개월에 1번 정도 병원에 와야 하며, 그 때는 바이러스가 억제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 다만 혈액 검사는 즉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방문하기 1~2주 전에 와서 혈액 검사를 하고, 외래에서 의사를 만나는 스케줄로 치료가 이뤄진다.
의사가 HIV 감염인에게서 확인하는 지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바이러스 RNA 역가로, 이를 최대한 검출되지 않는 단계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다. 또 HIV가 감염시키는 CD4+ T세포의 수를 확인한다. 이 두 가지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환자를 치료한다.
- 성관계를 통한 감염이 많다 보니, 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두려워하는 환자들이 있을 것 같다.
감염이 됐다 하더라도 인생이 끝난 게 아니고, 의사가 처방한 약만 잘 먹으면 본인의 기대 수명을 다 살 수 있다. 또 처음에 약제 치료 시작을 했을 때는 1일 3회 총 15알을 먹어야 했으며, 미토콘드리아 독성으로 인해 체형 변화가 일어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있었다. 반면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 먹는 수준으로 개선됐고, 대사 부작용의 가능성도 최소화 한 약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크게 문제 되지 않고 지낼 수 있다.
특히 환자들이 '결혼 후 아이를 낳을 수 있는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데, 가능하다. 약을 잘 먹어서 바이러스를 최대한 억제하면 전파 위험이 매우 낮아 이렇게 출산하는 사례도 있다. 만약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할 경우, 최근에는 산부인과에서 시험관 시술을 통해 획득한 정자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한 후 출산하는 시술도 있어 원하는 일상생활을 다 누릴 수 있다.
- 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약을 안 먹어버리면 몸에서 면역세포가 조금씩 파괴되며, 특히 약을 먹다 끊었다를 반복하는 것이 제일 좋지 않다. 몸에 약물이 어정쩡하게 노출되면서 내성이 잘 생기며, 축적된 내성으로 인해 나중에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 치료를 시작하면 꾸준히 약을 잘 먹는 게 매우 중요하다.
- 감염인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약제를 매일 일정하게 먹어서 약물의 농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습관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항상 매일 약을 복용하는 일정한 시간을 정하고 그 때에 맞춰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또 요즘에는 날마다 먹어야 하는 약을 일주일 단위로 소분할 수 있는 통을 사용하는 환자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약을 챙겨 먹는 게 중요하며, 하루~이틀 정도 복용을 잊어버리는 건 지금 약의 효과가 많이 좋아져서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약 복용을 하루 이틀 빼먹는 것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약을 꾸준히 잘 먹는 게 중요하다.
사실 치료제가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 치료의 한계는 약을 끊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HIV가 감염시키는 CD4+ T세포 중 기형 면역세포같이 증식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세포들에도 바이러스가 들어간다. 그런데 기형 면역세포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현재 약으로 잘 제거되지 않는다. 따라서 약을 먹을 때는 면역세포가 다시 회복되지만, 약을 끊으면 기형 면역세포에 있는 HIV들이 나오면서 다시 증식하고 면역세포를 파괴할 수 있어 약을 끊지 못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환자들은 '완치가 되는가?'를 많이 궁금해한다. 나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HIV 감염에 대해 당뇨·고혈압과 똑같은 병이라고 설명한다. 즉, 당뇨·고혈압도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현재 치료법이 평생 약을 먹으면서 증상을 조절해 가며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하는 방식인 것처럼, HIV 감염 치료도 조절을 해가면서 면역을 파괴하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 초기에 치료제를 선택할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가?
치료제의 발전으로 이제는 HIV 감염인과 일반인의 수명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문제는 현재 치료의 가장 큰 단점이 약제 복용을 중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료제를 선택할 때 여러 조건이 있지만, 장기 치료가 이뤄지는 만큼 복약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다. 한꺼번에 여러 알을 먹는 것보다는 복합제로 여러 성분이 하나에 들어 있는 복합제로 처방하는 것을 좀 더 고려하는 편이다. 또 약을 장기간 복용함에 따라 생기는 부작용도 고려한다. 부작용 가능성이 좀 더 적은 약제, 그리고 환자들이 다른 기저 질환으로 인해 복용하는 다른 약물과의 상호 작용이 없는지 등을 고려해서 치료제를 선택한다.
- 현재 HIV 감염 치료의 목표는 무엇인가?
강력한 항바이러스제, 즉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재를 투여해 혈중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최대한 억제시키는 것이다. 억제하면 바이러스의 증식으로 인해 우리 몸의 CD4+ T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파괴가 멈춰진 상황에서는 통상 1년에 100~150개의 CD4+ T세포가 회복된다.
혈중 바이러스의 증식을 최대한 억제하면 다른 사람한테 전파가 될 위험도 훨씬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약을 먹지 않은 감염인의 경우 혈액 1CC당 바이러스가 10만개에서 많으면 100만개 이상까지도 있다. 그런데 약을 먹으면 혈중 바이러스를 (혈액 1CC당) 20개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이 수준으로 떨어뜨리면 혈액이나 체액에 다른 사람이 노출됐을 때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약 10만 배 이상 떨어진다. 그래서 현재는 미국 질병관리청도 혈액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주변에 전파되지 않는다는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의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약제 복용은 본인 면역력의 회복과 주변으로의 전파 위험을 최대한 억제하는 두 가지의 목표가 있다.
- HIV 초기 감염인은 1년에 병원을 최소 몇 번 정도 방문하면 되는지, 또 병원에서는 환자의 어떤 지표들을 확인하는지 소개 부탁한다.
의사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처음 약을 사용하면 대개는 그 약에 특별한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를 1~2달 정도에 한 번 확인하며, 상태가 안정적이라면 병원 방문 간격을 점점 늘릴 수 있다.
만일 상태가 안정된다면 1년에 2번(6개월에 1번) 정도 병원에 방문하면 된다.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에는 ▲6개월에 한 번 다른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지 ▲혈액에서 바이러스가 계속 억제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돼 있어 6개월에 1번 정도 병원에 와야 하며, 그 때는 바이러스가 억제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 다만 혈액 검사는 즉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방문하기 1~2주 전에 와서 혈액 검사를 하고, 외래에서 의사를 만나는 스케줄로 치료가 이뤄진다.
의사가 HIV 감염인에게서 확인하는 지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바이러스 RNA 역가로, 이를 최대한 검출되지 않는 단계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다. 또 HIV가 감염시키는 CD4+ T세포의 수를 확인한다. 이 두 가지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환자를 치료한다.
- 성관계를 통한 감염이 많다 보니, 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두려워하는 환자들이 있을 것 같다.
감염이 됐다 하더라도 인생이 끝난 게 아니고, 의사가 처방한 약만 잘 먹으면 본인의 기대 수명을 다 살 수 있다. 또 처음에 약제 치료 시작을 했을 때는 1일 3회 총 15알을 먹어야 했으며, 미토콘드리아 독성으로 인해 체형 변화가 일어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있었다. 반면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 먹는 수준으로 개선됐고, 대사 부작용의 가능성도 최소화 한 약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크게 문제 되지 않고 지낼 수 있다.
특히 환자들이 '결혼 후 아이를 낳을 수 있는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데, 가능하다. 약을 잘 먹어서 바이러스를 최대한 억제하면 전파 위험이 매우 낮아 이렇게 출산하는 사례도 있다. 만약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할 경우, 최근에는 산부인과에서 시험관 시술을 통해 획득한 정자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한 후 출산하는 시술도 있어 원하는 일상생활을 다 누릴 수 있다.
- 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약을 안 먹어버리면 몸에서 면역세포가 조금씩 파괴되며, 특히 약을 먹다 끊었다를 반복하는 것이 제일 좋지 않다. 몸에 약물이 어정쩡하게 노출되면서 내성이 잘 생기며, 축적된 내성으로 인해 나중에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 치료를 시작하면 꾸준히 약을 잘 먹는 게 매우 중요하다.
- 감염인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약제를 매일 일정하게 먹어서 약물의 농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습관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항상 매일 약을 복용하는 일정한 시간을 정하고 그 때에 맞춰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또 요즘에는 날마다 먹어야 하는 약을 일주일 단위로 소분할 수 있는 통을 사용하는 환자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약을 챙겨 먹는 게 중요하며, 하루~이틀 정도 복용을 잊어버리는 건 지금 약의 효과가 많이 좋아져서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약 복용을 하루 이틀 빼먹는 것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약을 꾸준히 잘 먹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