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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잘 닦는데 자꾸 썩고, 세수 암만 해도 안 낫는 여드름… ‘이것’ 많이 먹은 게 원인
이해림 기자
입력 2024/12/10 08:33
탄수화물은 몸에 들어오면 포도당으로 분해돼 흡수된다. 정제한 탄수화물은 소화를 방해하는 섬유질이 적어, 정제하지 않은 것보다 분해 속도가 빠르다. 에너지를 빠르게 얻을 수 있으나 혈당도 빨리 올라 문제다. 실제로, 정제 탄수화물인 흰 빵이나 흰 쌀밥의 혈당 지수는 92~95로, 정제하지 않은 현미밥·보리·통밀의 혈당 지수(50~60)보다 높다. 혈당지수가 큰 식품일수록 섭취 후 혈당이 빨리 오른다.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여드름이 잘 생긴다. 고혈당 상태에서는 피지 생성 인자인 ‘ICF-1’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여드름이 없는 사람들은 녹황색 채소·콩 등 혈당을 적게 올리는 음식을 많이 섭취한 반면, 여드름으로 진료받은 환자들은 햄버거·도넛·라면 등 혈당을 많이 올리는 정제 탄수화물 식품을 많이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사람은 수시로 피곤할 수도 있다. 혈당 스파이크를 자주 겪기 때문이다. 혈당 스파이크는 음식을 먹은 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내려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면 이를 낮추려 췌장의 베타세포가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낸다. 올랐던 혈당이 가파르게 떨어지면, 저혈당 상태일 때처럼 몸이 피곤하고 어지러울 수 있다.
이를 잘 닦는데도 치과에 갈 때마다 충치가 발견된다면, 역시 정제 탄수화물 때문일 수 있다. 정제 탄수화물은 침 속 아밀라아제에 의해 빠르게 소화돼, 입안 박테리아의 먹이가 된다. 국제학술지 ‘치과 연구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탄수화물 섭취량은 충치와 무관했다. 그러나 섭취한 탄수화물 식품의 가공도가 높아짐에 따라 충치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게 확인됐다.
당면, 국수, 쌀밥, 떡, 피자, 도넛 등이 대표적인 정제 탄수화물 식품으로 꼽힌다. 밀가루나 도정한 흰쌀이 주재료인 식품은 지나치게 먹지 않는 게 좋다. 먹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곁들여 정제 탄수화물 식품의 소화 속도를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