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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오른쪽)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5년 의대 모집 정지나 증원 철회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지난 5일,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여파로 의정 사태 향방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며 “정부 리더십 공백으로 의료계의 협상 상대가 사라지고 의정 갈등과 의료 개혁 문제가 후순위로 방치되는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선 ‘내년 의대 증원도 원점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하는데, 현 시점에선 불가능하다”며 “당장 13일까지 각 의대 수시모집 합격자가 발표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건 거대한 정치 이슈 앞에 의정 갈등과 의료 개혁 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정부에서 누군가는 의료계와 협상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리더십 공백이 발생했고, 새 리더십이 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결정 못 하고 이대로 시간만 흘러가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25년 의대 모집 정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국민 공감을 얻기 어려운 만큼 하루빨리 의사 인력 수급 추계 기구를 구성해 2026년 이후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비상계엄 여파로 현 정부 기조에 따른 의대 증원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그러니 의대생·전공의가 스스로 피해를 보는 ‘자해 투쟁’은 이제 멈추고, 복귀를 원하는 이들은 개인 의지에 따라 돌아오면 좋겠다”고 했다.

계엄령 포고문 때문에 의대생·전공의 복귀가 더 멀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직 처리됐는데 ‘48시간 내 미복귀 시 처단’이라는 말도 안 되는 포고문으로 분노가 확산했다”며 “반드시 작성자·책임자를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복귀를 막는 동료 집단 내 압력도 여전히 너무 크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의대 증원 기조는 이어지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이는데 의대생·전공의들이 그 점을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학회는 산하 190여 학회를 둔 의학계 대표 기관이다. 지난달 11일,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 이종태 이사장과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했지만 3주 만인 지난 1일 협의체 탈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