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24시간 내 1000명과 잘 것, 남성 모집 중"… 英 23세 여성 논란, 의도는?

이해나 기자 | 한혜정 인턴기자

[해외토픽]

이미지

영국 성인 배우 릴리 필립스(23)가 하루 24시간 동안 1000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세계 기록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사진=뉴욕포스트
영국 성인 배우 릴리 필립스(23)가 하루(24시간) 동안 1000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세계 기록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필립스는 '역대 가장 놀라운 기록 도전'을 준비하며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이 이벤트는 오는 1월에 열릴 예정이다. 그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도전을 위해 "한 번에 101명의 남성과 관계를 가졌고, 곧 300명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훈련 과정이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고 지치는 작업"이라고 말한 적 있다. 도전을 위해 시스템적 정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는 "참가자들이 신분증을 들고 찍은 사진을 제출해야 하며, 개인 비서가 시간별로 일정을 관리할 것"이라며 "참가자가 방 한쪽 문으로 들어와 반대쪽 문으로 나가는 동선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 도전을 위한 세팅이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하루 최다 성관계를 한 공식 기록은 미국 성인 배우 리사 스팍스(48)가 지니고 있다. 그는 2004년 폴란드 성인 산업 행사에서 하루 동안 남성 919명과 성관계를 가져 세계 최고 기록으로 인정됐다. 당시 스팍스는 "매우 즐거웠지만 이후 일주일간 고통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리사 스팍스는 "이 이벤트는 내 경력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며 "돈을 위해 선택한 유일한 작업이었다"고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하루 만에 남성 1000명과 관계를 가지는 것이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하고 있다. 호주 의학 전문가 자크 터너 박사는 "성관계는 기본적으로 심혈관 시스템과 근육을 포함한 신체의 여러 부분을 사용하는 활동으로, 적당히 할 경우 스트레스 완화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24시간 동안 반복되는 성행위는 신체적·심리적으로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도전은 단순한 신체 운동이 아니라 부상, 탈수, 극심한 피로 등의 오히려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성병 전염 위험 우려, 콘돔도 100% 안전하지 못해  
다수의 상대와 무분별한 성관계를 했을 때 각종 성병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에이즈=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돼 몸 전반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감염된 사람에서 나오는 소변, 피, 정액 등 체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 HIV의 감염 경로로는 ▲콘돔 없는 성관계 ▲수혈 ▲병원 관련 종사자들이 바늘에 찔리는 사고 등이 있다. 완치가 어렵지만, 약을 복용하면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을 중단하면 2~4주 이내에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해 각종 감염, 종양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에이즈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결핵, 폐렴 등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있다.

▷매독='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라는 균에 의해 발생하는 성병이다. 성관계로 인해 주로 전파된다. 매독은 1, 2, 3차 단계로 나뉜다. 1차 매독의 주 증상은 통증 없는 단일 궤양으로 주로 생식기에 나타난다. 하지만 구강성교를 하는 환자 중에는 입에 궤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매독 치료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2차 매독으로 진행하게 된다. 2차 매독은 피부의 발진과 점막의 병적인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손바닥과 발바닥에 나타나는 발진이 매독의 특징적 증상이다. 3차 매독은 내부 장기의 손상으로 나타나며, 중추신경계, 눈, 심장, 대혈관, 간, 뼈, 관절 등 다양한 장기에 매독균이 침범해 발생한다.

▷임질=임균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남성·여성 생식기 감염증으로 감염 후 일주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생식기 분비물·요도염·배뇨통 등이 생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골반 내 감염이나 불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임균은 매독 등 다른 성병균과 달리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항생제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내성'이라는 방어 능력을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임균을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는 계속해서 변화해 왔다. 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시행하면 환자의 90%에서 완치 효과를 볼 수 있다.

▷연성하감=성관계 시 궤양 부위가 상대방 피부에 닿으면 연성하감을 일으키는 세균인 '헤모필루스 듀크레이'가 성기를 감염시켜 발생한다. 성 접촉이 없더라도 궤양 부위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다른 피부에 닿으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 잘 씻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진 후, 성기에 부드러운 궤양이 생기고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증상은 성 접촉 후 최대 열흘 안에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성기 주위에 작고 붉은 구진(돌기)이 생기고 피부가 부어오르면서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감염 부위에 고름이 차고 농포가 터져 궤양으로 이어진다. 또 감염자 30~50%는 궤양이 생기고 1~2주가 지나면서 서혜부(사타구니) 임파선으로 염증이 전이돼 부기와 통증이 생긴다.

콘돔을 사용한다고 해도 성병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콘돔을 사용하면 성병을 옮기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70~90%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연성하감은 콘돔을 써도 감염되기 쉽다. 분비물에 헤모필루스 듀크레이 균이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 부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랜 시간 성관계를 하다 보면 신체의 움직임이 격렬해지면서 각종 부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근육수축=성관계 체위를 바꾸는 중에 다리‧목 근육에 근육 경련‧수축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성관계 중 주로 근육수축을 겪는다는 조사도 있다. 2004년에 설립된 영국의 데이트 사이트인 ‘일리섯 인카운터스 닷컴’은 18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성관계 중 자주 입는 부상에 관해 분석했다. 그 결과 근육수축이 41%로 가장 흔했다.

▷찰과상=무릎을 꿇는 자세나 바닥에서 성관계하면 피부가 거친 표면과 마찰해 찰과상을 입을 수 있다. 찰과상은 피부 점막이 심한 마찰로 인해 벗겨지거나 긁혀 손상입은 것이다. 상처 부위가 쓰리고 아프다. 또한 상처 부위가 더러운 경우가 많아 오염 부위를 흐르는 물에 잘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성관계 중 찰과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이불이나 베개를 밑에 두고 하는 것이 좋다.

▷외음질 이물질=콘돔, 성관계 기구가 질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여성 음부‧질과 관련한 모든 부분을 일컫는 외음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급성 감염‧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외음질에 48시간 이상 이물질이 들어가 있으면 세균이 증식하고, 심한 국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비릿한 냄새가 나고, 출혈 섞인 질 분비물, 고름 등이 생긴다. 외음질의 이물질은 산부인과 전문의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외음질에 들어간 이물질은 빨리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거 후에는 질 안의 상처나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감정 교류 없어 정신적 악영향 받을 수도 
성관계를 성취해 낼 도전으로 여기는 필립스는 감정 교류 없는 성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말초적 흥분과 성적 쾌감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정서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실제로 파트너와의 아무런 감정적인 교류 없이 단순히 기계적인 성관계만 하는 사람, 특히 여성은 우울증, 절망감, 부끄러움, 허탈감을 느끼기 더 쉽다. 캐나다 겔프대 연구에 따르면, 처음 만난 낯선 이와 잠자리를 가지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본 적이 있거나 그럴 것 같냐는 질문에 남성은 32%가 여성은 7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국제 학술지 ‘성연구저널(JSR)’에 실린 2006년 미국 연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낯선 사람과의 잠자리 후 고통스러움과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러한 경향은 보통 유대감과 친밀감이 형성되는 여러 주요 상황에서 방출돼 강한 정서적 유대 형성에 도움을 주는 옥시토신과도 연결돼 있다. 파트너와의 성관계는 옥시토신 방출을 일으키는 상황 중 하나인데, 이때 여성의 뇌가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은 옥시토신을 방출한다는 이탈리아 피사대 정신의학과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콘돔 회사인 듀렉스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0% 넘는 응답자가 최고의 성관계로 감정적 관계, 즉 친밀한 파트너와 하는 성관계를 꼽기도 했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