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무조건 내가 산다" 박기량, 계산병 중증 판정… 고칠 방법은?
이해나 기자 | 윤승현 인턴기자
입력 2024/10/08 11:34
[스타의 건강]
지난 6일 방영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276회에서는 박기량과 김숙이 만났다. 이사 예정이라 밝힌 박기량은 "서울 집값과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며 부동산 관련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를 오래 진행한 김숙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숙은 본인의 자산도 잘 모르는 박기량과 함께 김경필 재무사를 찾았다. 평균 소득이 얼마냐는 질문에 박기량은 약 600만원이라 답했다. 박기량의 고정 지출은 293만원으로 버는 돈의 거의 절반이었지만, 적금은 들고 있지 않았다. 박명수는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육신만 믿고 있는 거냐"고 물었고, 박기량은 "코로나 이후 일이 뚝 끊기는 바람에 적금을 깨고 모아놓은 돈으로 생활했다"고 해명했다. 김경필 재무사는 "고정 지출은 그렇다 치고, 변동 지출을 보니 식비가 120만원"이라며 "단 한 푼의 저축도 없이 다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돈은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의 박기량 씨와 공유해야 하는 돈"이라고 말했다. 동생들 대신 결제한 술값, 밥값이 한 달 지출의 절반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심지어 박기량은 펜트하우스에 사는 친한 언니 고은아를 만날 때도 본인이 결제를 했다고 밝혔다. 김 재무사는 박기량에게 "진단명은 계산병 중증"이라며 소득의 3분의 1을 저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량처럼 소비를 조절하기 어렵다면, 카드 대신 현금을 쓰는 방법을 권장한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면 현금을 쓸 때보다 뇌가 통증을 덜 느낀다. 그 결과 과소비로 이어진다. 실제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브라이언 넛슨 교수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매할 때와 현금으로 결제할 때 각각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봤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신용카드를 쓸 땐 전두엽의 '측위신경핵'이 덜 활성화됐다. 뇌 전두엽의 측위신경핵은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통증 신호를 보내는 부위다. 즉, 카드로 결제할 땐 현금을 쓸 때보다 뇌에서 느끼는 통증 정도가 덜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 화폐라는 물건이 사라지지만, 카드는 결제 후 다시 돌려받기 때문에 통증을 덜 느낀다고 분석했다.
현금을 쓸 땐 통증과 함께 보상 심리도 작용할 수 있다. 전두엽의 '복측선조체'는 보상 체계에 관여해 구매하려는 물건이 실제로 그 값을 하는지 분석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이끈다. 현금을 사용할 땐 눈에 보이는 비용이 있어 복측선조체가 활성화되고 무분별한 소비를 막는다. 반면 카드를 사용하면 당장의 비용이 없다. 비용은 없는데 보상은 크다 보니 절제력을 잃게 되고, 자칫 쇼핑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카드로 결제하는 습관이 지속되면 뇌는 소비라는 행위 자체에 무뎌진다. 가벼워 보이지만 쇼핑에 중독되면 알코올, 도박 중독에 빠졌을 때처럼 뇌 구조가 활성화된다. 지출을 조절하기 어렵다면 귀찮더라도 현금을 사용해 소비 습관을 바로잡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