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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해 보니 이미 중학생 때… ‘청소년 도박’ 문제, 생각보다 심각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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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도박 청소년 중 절반 가량이 중학교 때 도박을 처음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는 온라인으로 약 3개월간 진행됐으며, 총 1만685명(남학생 49%·여학생51%)가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본인이 불법 온라인 도박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 1만 685명 중 157명(1.5%)이었다. 도박을 하지는 않았지만 친구나 지인의 도박을 목격했다는 청소년은 1069명(10%)을 기록했다. 도박 사실이 드러날 걸 우려해 설문조사에 불성실하게 임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도박을 직접 해본 청소년의 비율이 1.5%보다 클 수 있다.

도박을 했다는 청소년 중 50%가 중학생 때 처음 도박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고등학생 때가 22%, 초등학생 때가 15%로 그 뒤를 이었다. 도박 유형으로는 바카라 등 온라인 불법카지노가 55%로 가장 많았다. 온라인 즉석 게임이 9%, 불법 스포츠 토토가 8%를 기록했다.

불법 온라인 도박 참여 비율은 남학생 86%, 여학생 14%였다. 도박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친구·지인의 권유가 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친구 등이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난 후라고 응답한 비율이 30%, 인터넷 도박 광고를 본 경험이 9%로 뒤를 이었다.
도박을 해본 청소년의 57%는 용돈이나 부모의 도움으로 도박 및 빚 변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 등 지인 간의 금전 거래가 16%, 아르바이트 등을 통한 방법이 10%로 뒤를 이었다. 금품 갈취나 중고거래 사기 등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4%였다.


도박을 계속 하는 이유로는 용돈을 벌기 위해가 40%로 가장 많았다. 돈을 따는 것에 대한 쾌감이 18%, 주위 친구들이 다해서가 8%로 그 뒤를 이었다. 도박으로 생긴 문제점으로는 ▲채무압박(15%) ▲부모와의 갈등(10%) ▲정서적 위축 및 두려움(12%) 등이 있었다. 74%는 도박을 그만두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단기간에 소액을 빌려주고 20~50%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대리입금 수법의 폐해도 확인됐다. 대리입금을 직접 경험한 응답자는 65명(6.9%),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36명(25%)으로 집계됐다.

대리입금을 경험한 응답자 중 37%가 지각비·수고비 등으로 고금리의 이자를 요구받았다고 응답했다.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29%), 돈을 갚지 못해 폭행·협박 등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12%)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해당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예방 교육을 할 예정이다. 오는 17일까지로 예정된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 운영 기간을 한 달 더 연장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전문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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