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태어날 때부터 피부에 표범 무늬 ‘레오파드 증후군’, 치료는 될까?

임민영 기자

[세상에 이런 병이?]

이미지

레오파드 증후군이 있으면 흑색이나 갈색 반점(Lentingines)이 전신에 산발적으로 나타난다./사진=Actas Dermo-Sifiliográficas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온몸에 표범 무늬처럼 점이 생긴 사람들이 있다. 피부 이상만이 아니라 심장, 골격계, 지능 등에도 복합적인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는데, 바로 ‘레오파드 증후군(LEOPARD Syndrome)’이라는 질환이다. 이 질환에 걸리면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레오파드 증후군은 ‘다발성 흑자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레오파드 증후군이 있으면 흑색이나 갈색 반점(Lentingines)이 전신에 산발적으로 나타나며, 심장 전도 이상(Electrocardiographic condition abnormalities)이 발생한다. 양안 격리증(Ocular hypertelorism), 폐동맥판 협착(Pulmonary stenosis), 생식기 이상(Abnormalities of genitalia), 성장 지연(Retardation of growth), 신경성 난청(sensorineural Deafness) 등도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들의 첫 글자를 조합해 ‘LEOPARD Syndrome’이라고 불리게 됐으며, 실제 환자들의 피부에는 레오파드(표범) 무늬와 유사한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레오파드 증후군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지만, 90% 이상에게 피부 이상이 나타난다. 짙은 갈색이나 흑색 반점이 얼굴, 목, 등, 상반신, 두피 등에 생기는 것이다. 직경은 1~5mm로, 손발바닥이나 성기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태어나자마자 나타나기 시작하거나 영유아기에 처음 발견된다. 레오파드 증후군 환자들은 심장 기형도 겪을 수 있다. 주로 폐동맥 협착증이나 좌심실 비대 등 구조적 이상이 나타난다.

레오파드 증후군은 양안 격리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양안 격리증은 두 눈 사이의 거리가 비정상적으로 넓은 상태로, 시력 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신경성 난청 등 청각 장애를 겪는 환자들도 있다. 30% 정도의 환자에게는 지능 저하가 있기도 하며, 발달이 지연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비뇨생식기 이상이 발생하거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도 나타난다.



이미지

레오파드 증후군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지만, 90% 이상에게 피부 이상이 나타난다./사진=Orphanet Journal of Rare Diseases
레오파드 증후군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다. 최근 추정되고 있는 원인 유전자로는 PTPN11과 RAF1이 있다. 환자들은 대부분 PTPN11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환자 중 10%는 이 유전자 변이가 없었는데, 이 경우에는 RAF1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PTPN11 유전자는 세포의 신호를 전달할 때 중요하며, RAF1 유전자는 세포 성장과 분화에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레오파드 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그런데, 심장 기형이 동반됐다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방치 시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레오파드 증후군을 진단받으면 심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외에도 레오파드 증후군 환자들은 피부 이상에 의한 스트레스를 많이 겪는다. 환자들은 레이저 등을 이용한 박피술을 시도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비뇨생식기나 골격계 기형이 나타난다면 수술적인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레오파드 증후군은 매우 희귀해서 정확한 환자 수가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의료계에 보고된 사례는 200건 미만이라고 알려졌다. 남성과 여성의 발병률도 비슷하다고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SBS ‘희망TV’에 전해진 사연을 통해 레오파드 증후군이 알려졌다. 당시 방송에는 레오파드 증후군에 의해 시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20대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