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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여성 배에서 '거대 덩어리' 나와… 정체 뭐였을까?

이해나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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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의 배에서 ​​무려 42cm x 36cm에 달하고 무게가 16kg인 난소암이 제거됐다./사진=임상사례보고저널
원인 모르게 아랫배가 점차 팽창하고 생리를 불규칙하게 하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난소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와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거대 점액성 난소암' 진단을 받고 결국 수술 후 사망하게 된 30대 여성 사례가 저널에 보고됐다.

네팔 의학 연구소 'Maharajgunj Medical Campus, Institute of Medicine' 의료진은 30세 A씨가 점차 아랫배가 팽창하고 6개월간 생리를 안 했으며, 식욕부진, 급성 호흡곤란 등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만지며 촉진했을 땐 배에 위치한 경계 불분명한 단단한 덩어리가 가슴뼈까지 뻗어 있었다.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왼쪽 난소에서 자란 덩어리라는 게 확인됐다. 즉시 제거 수술에 들어갔고 덩어리를 밖으로 꺼내 크기를 측정해보니 무려 42cm x 36cm에 달했으며 무게는 약 16kg이었다. 결과적으로 거대 점액성 난소암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A씨는 수술 중 상태가 안 좋아져 이후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중환자실 입원 4일만에 다발성 장기 부전(신체 주요 장기 두 개 이상이 동시에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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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kg 난소암을 제거하기 전 팽창돼있던 여성의 배 사진./사진=임상사례보고저널​
점액성 난소 암은 내부가 투명하고 끈끈한 점액성 물질로 차있는 암이다. 초기 단계에선 환자 90%가 5년 이상 생존한다. 하지만 전이된 후부터 생존 기간은 12~30개월로 감소한다. 난소암은 증상이 크게 없는 편이다. 암이 진행돼 복강 내 전이가 발생하고 복수가 형성돼 소화불량, 복부팽만, 무기력감 등을 겪는 정도다. 따라서 대부분 내과 진료를 거쳐 산부인과를 찾는다. 난소암 고위험군은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사람이다. 배란할 때 난자가 난소의 표면을 뚫고 나가는데, 이때 표면에 생긴 상처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단백질들이 발현된다. 이 같은 과정이 지속·축적되면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난소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신을 하면 배란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임신 경험이 없는 사람 역시 상대적으로 배란 횟수가 많고 난소암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모든 암이 그렇듯 난소암도 나이가 들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며, 가족력이 있는 사람 또한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1촌에 난소암이 있으면 3~6배, 2촌에 있으면 2.9배 정도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난소암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게 안전하다.


이 사례는 '임상사례보고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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