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자생국제학술대회 '통합의학 미래과제'

통합의학, 과학적 근거 축적과 기준 수립 필요
과학화·표준화 위해 연구자들 지원해야

통합의학으로 환자 치료 선택지 늘릴 수 있어
기존 의학에 한계 있는 질병에 백분 활용 가능

현대의학의 부족한 부분을 한의학과 같은 다른 의학 체계로 보완하는 '통합의학'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통합의학은 병을 부분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대사와 불균형을 찾아 치료하는 의학이다. 몸 전체를 유기적으로 본다는 점에서는 한의학과 맥락이 닿아있다.

통합의학적 흐름은 전세계 추세다. 일례로 2017년 개정된 미국내과학회 '요통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침 치료와 같은 비침습적 치료를 우선 권고했고, 최근 미국 연방정부 차원의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는 만성 요통환자의 침 치료 보장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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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자생국제학술대회
자생한방병원은 통합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견고히 다지기 위해 매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2024 자생국제학술대회(AJA, Annual Jaseng Academic International Conference)'를 열었다. 올해로 다섯 번째다. 서울 코엑스 컨벤션 홀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통합의학 분야학자, 연구진, 한의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학술대회 주제는 '통합의학의 견고한 근거 마련을 위한 미래 과제'였다. 세계적인 통합의학 전문가인 류건평 베이징중의약대 근거중심중의학연구소 소장, 데이빗 모어 캐나다 오타와병원 연구소 임상역학 교수, 후안 프랑코 독일 뒤셀도르프 의과대학 교수, 홀거 크라머 독일 튀빙겐 대학병원 연구소 교수, 테리에 알라락 노르웨이 국립보완대체의학연구소 교수, 제레미 응 캐나다 오타와병원 연구소 연구원,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소장이 참여해 통합의학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통합의학이란 무엇인가?

▶류건평: 통합의학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치료법이다. 각각의 의학이 다른 의학의 약점을 보완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점을 입증하기 위해선 견고한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제레미 응: 통합의학의 목표는 단순히 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을 치료하고 자생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서양의학과 전통적, 보완적 대체 요법을 결합, 전반적인 신체·정신 건강과 웰빙을 도모한다.

통합의학은 아직 낯설다. 환자에게 활발히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데이빗 모어: 통합의학은 환자들이 여러 치료법 중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다. 따라서 통합의학 연구자들은 최고 수준의 근거를 연구해 환자들에게 통합의학의 장점을 알리고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후안 프랑코: 통합의학은 기존 의학이 가진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특정 질환과 환자에게 통합의학적 치료가 적용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무작위 대조 시험이나 체계적 문헌 고찰과 같은 고품질 연구를 통해 통합의학이 과학적 근거를 축적하게 되면, 기존 의학과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홀거 크라머: 통합의학은 현대의학의 장점을 적절하게 조율해 새로운 치료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따라서 모든 의학 연구와 마찬가지로 통합의학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선 견고한 근거 마련이 핵심이다.

통합의학 연구가 쉽지 않다?

▶후안 프랑코: 연구에 여러 장벽이 있다. 첫째, 통합의학은 여러 구성 요소가 복합적으로 이루고 있는 의학이기 때문에 연구 과정에서 일관성과 재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둘째, 연구 지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다른 나라 전통 의학이 포함된 경우엔 더욱 그렇다. 셋째, 침술이나 약초 요법 같은 치료법의 유효성을 비교할 수 있는 대조군을 정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제레미 응: 통합의학 연구와 교육에 대한 불충분한 재정적 지원, 그리고 치료법 분류와 연구 방식의 표준화 부족 등이 대표적인 장벽이다.

이러한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테리에 알라락: 통합의학 분야의 여러 치료법, 특히 보완 요법에서 유래한 치료법들은 '복합적 개입'으로 분류된다. 이는 설계와 실행에서 상당한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어 평가와 재현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실용적 무작위 시험(pragmatic trials)과 혼합 방법 연구(mixed-methods research)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연구 설계와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

▶하인혁: 치료법, 과정, 분석 방법 등 표준화를 통해 전 세계 통합의학 전문가들이 각자의 연구 데이터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양질의 연구를 통해 수치화되지 않았던 기존 치료법들의 기전을 객관적으로 분석,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나가야 한다. 통합의학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연구자들의 과학화, 표준화를 위한 움직임이 중요하다.

▶류건평: 통합의학은 다방면의 의학이 혼합된 의학이다. 다양한 학문의 의학적 요소를 면밀하게 분석해 임상의 목적과 결과를 더욱 명확히 하는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공통된 언어를 기반으로 한 전세계 통합의학 연구자들의 활발한 교류와 이해가 이뤄져야 한다.

통합의학의 발전을 위한 제언

▶데이빗 모어: 최고 수준의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임상의와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환자와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뤄져야 하고, 통합의학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관한 명확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류건평: 개방과학과 메타 연구를 활용해 통합의학 연구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등록, 데이터 공유와 같은 개방 과학 시스템을 채택한다면 연구의 투명성, 품질,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메타 연구는 연구 방법론과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다. 이러한 방향은 우수한 근거를 만들어내며, 궁극적으로 임상 치료와 환자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홀거 크라머: 통합의학은 치료법이 전통적이든 보완적이든 상관없이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통합의학은 기존 의료의 한계를 뛰어 넘어 치료 선택지를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통합의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의학적 근거가 늘어날수록 앞으로 점점 더 널리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테리에 알라락: 완벽하지 않은 세계에 살고 있는 만큼 연구가 필요한 의료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필요하다. 기존 의학의 한계가 있는 질병 등에서 통합의학이 백분 활용될 수 있는 분야를 연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연구 자금 지원이 필요하고, 더욱 질 높은 임상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