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음경에 '식중독균' 감염? 세계 첫 사례 등장

이해나 기자 | 윤승현 인턴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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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경이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감염된 사례가 공개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초로 음경이 식중독균에 감염돼 빨갛게 붓고 딱지까지 생긴 사례가 공개됐다.

한 38세 레바논 남성은 일주일 내내 음경이 빨갛게 붓고 딱지가 앉는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레바논 베이루트아메리칸대 메디컬 센터 의료진은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남성의 성기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했다. 그 결과 남성의 음경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인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가 발견됐다.

추가 조사에서 남성이 심한 설사와 구토 증상을 겪은 직후부터 음경에 증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의료진은 격렬한 성관계 직후 설사와 구토가 음경을 오염시켜 생식기 피부 감염이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격렬한 성적 행위가 음경 혈관에 변화를 일으켜 박테리아가 침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것이었다. 이후 설사와 구토 과정에서 식중독균이 남성의 사타구니에 직접 접촉하며 감염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생식기는 고사하고 피부에서 세레우스균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특히 음경 식중독균 감염은 첫 사례"라고 말했다.


남성은 세균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균제인 퓨시드산으로 치료를 받았다. 또 감염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완전히 나을 때까지 성관계와 자위를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후 감염은 재발하지 않았다. 이 사례는 최근 '의학 및 수술 연보(Annals of Medicine and Surgery)'에 발표됐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포자 형성 박테리아로, 식중독균의 일종이다. 쌀, 파스타와 같은 탄수화물 식품에서 잘 발견된다. 이 때문에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의한 식중독을 '볶음밥 증후군(fried rice syndrome)'이라 부르기도 한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의 포자는 열에 강해 조리된 음식에서도 살아남는다. 135도 이상에서 4시간 동안 가열해도 죽지 않는다. 건조식품에서도 장기간 살아남을 수 있다. 휴면 상태로 생존해 있다 증식 조건이 주어지면 식중독을 유발하는 독소를 생성한다. 바실러스 감염은 독소의 종류에 따라 설사형과 구토형으로 나뉜다. 구토형 독소는 음식 자체에 퍼져 구토를 유발한다. 반면 설사형 독소는 음식을 섭취한 후에 소장에서 분비된다. 바실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조리된 음식을 실온에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바실러스의 발육 온도는 냉장고 온도보다 높은 7도에서 60도까지다. 가열했더라도 나중에 먹을 음식이라면 바로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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