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정액이 젤리처럼 나와요”… 불임과 연관이라도?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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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액은 정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갑자기 젤리처럼 굳어서 배출되는 경우가 있다. 불임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지레 겁먹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일까?

정액은 정자의 이동과 생존을 돕는 물질이다.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는 부고환과 정관을 거쳐 서서히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정자에 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정낭은 과당을 함유한 액체를 분비한다. 이 액체는 정자를 싣고 요도로 향하는데 전립선에서 분비된 물질과 섞여 약한 염기성을 띄며 정액이 된다. 정액이 염기성인 이유는 산성인 질 내에서 정자의 생존을 돕기 위해서다.

젤리처럼 굳은 정액은 임상적으로 불임 여부와 상관없다. 정액엔 단백질과 단백질 분해 효소가 함께 들어 있는데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출되면 젤리처럼 굳어있을 수 있다. 실온에 30분 정도 놔두면 모두 액회되므로 불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지나치게 묽거나 누런색, 흰색 정액 모두 정상 소견이다. 체내 수분의 양이나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뿐이다.

다만 정액의 양이 지나치게 적거나 갈색을 띈다면 불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액은 정자의 활동 반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만이나 역행성사정 등으로 배출량이 적어지면 임신 가능성도 줄어든다. 또 정액에 피가 섞이면 갈색을 띌 수 있는데 전립선암, 전립선염 등 전립선 질환과 하부 요로계 염증에 의한 혈정액증일 수 있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사실 불임은 정액보다 정자와 관련성이 높다. 정상적인 정액에는 1cc당 정자의 개수가 6000만 개 정도다. 정자 수가 4000만 개 이하라면 정자감소증, 2000만 개 이하는 희소정자증, 100만 개 이하는 무정자증이다. 이같이 정자수가 적거나 정자의 모양, 운동성 등이 기형이라면 불임 위험이 커진다. 모두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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