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질환
“말 못해 자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코 뒤 ‘이 질환’ 때문이었다?
이아라 기자
입력 2024/08/27 15:43
[해외토픽]
지난 26일(현지시각) 메일리데일에 따르면, 오스틴 출신의 소샤나 데예트는 자신의 아들 탭(7)이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제대로 말을 못 했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자폐증을 의심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탭의 턱이 덜 발달하고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구강호흡을 하게 됐으며 말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소샤나 데예트는 “탭의 영상을 확인해 보면 실제 항상 입을 벌리고 있었고, 수년 동안 호흡기질환을 겪었다”고 했다.
검사 결과, 탭은 코 뒤의 작은 땀샘인 아데노이드가 코 기도의 90퍼센트를 덮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인해 코를 통해 호흡이 힘들었다. 아데노이드 제거한 후 증상이 호전됐지만, 완벽하게 치료되지는 못했다. 수년간 지속된 구강호흡이 탭의 얼굴 구조에 가해진 손상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마우스 가드와 같은 장치를 받은 후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폐증은 아닌 것으로 분명하게 밝혀졌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란 코 뒤쪽과 목 사이에 있는 편도의 일종인 아데노이드가 과도하게 커진 상태다. 편도 부위는 각종 병균이 달라붙어 있어 감기 등 질환이 생기거나 과로했을 때 염증이 쉽게 생기는데, 이러한 염증이 반복되면 편도가 점차 비대해진다. 아데노이드가 크면 코로 들어온 산소가 체내로 원활하게 들어오지 못하게 되고, 이 때문에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생겨 구강호흡을 유발하게 된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확진을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문진과 별도로 아데노이드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목 부분을 포함한 측면 방사선촬영 검사 또는 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아데노이드는 코 뒤쪽에 위치해 있어 일반적인 비강검사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으로 커진 아데노이드라고 판단이 되면 이를 제거하는 수술적 방법이 확실한 치료법이다.
한편, 구강호흡은 얼굴 변형 뿐만 아니라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코의 코털‧점액‧점막 등은 숨을 들이마실 때 공기 중 오염물질이 체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 코가 아닌 입으로 호흡하면 세균과 유해물질이 여과작용 없이 바로 몸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감기, 천식, 폐렴 등 호흡기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차가운 외부 공기가 호흡기를 자극할 수도 있다. 이미 호흡기질환을 앓는 사람은 입으로 숨을 쉬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