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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페리 사망 사건, 마약 공급 의사 5명 기소… '케타민' 얼마나 위험하길래?
이해나 기자
입력 2024/08/16 13:13
로스앤젤레스(LA) 연방 검찰은 15일(현지시각) 페리 사망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페리에게 많은 양의 케타민을 공급해 준 의사 2명과, 페리와 함께 거주한 개인 비서, 케타민 공급업자 등 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페리는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케타민 주입 요법을 받아 왔으며, 마지막 치료는 사망 시점으로부터 1주일 반쯤 전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페리가 사망한 지난해 10월 28일 그가 개인 비서로부터 여러 차례 주사를 맞은 사실을 수사당국은 확인했다. 이 비서는 페리가 사망한 것을 발견한 인물이다. 페리의 개인 비서는 그가 사망하기 4일 전 25병을 포함해 모두 50병의 케타민을 공급책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의 위장에서는 극미량의 케타민이 발견됐지만, 그의 혈액에서 검출된 케타민 수치는 전신 마취에 사용되는 것과 거의 같은 양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의사들은 페리에게 다량의 케타민을 공급했으며 심지어 문자 메시지에서 페리가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해했다"고 했다. 의사들이 원하는 양의 케타민을 처방해주지 않고, 자신들을 찾아온 페리에게 12달러짜리 케타민 한 병을 2000달러에 제공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은 페리의 케타민 중독을 자신들의 돈벌이에 이용했다"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페리 사망 직후 케타민을 사인으로 언급하는 메시지도 교환했다"고 지적했다. 또 케타민을 페리에게 제공하는 데 관여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으며 "페리 사망 이후 기록도 위조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페리는 사망 당일 LA 자택의 온수 수영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LA 카운티 검시국은 페리의 사인을 "케타민 급성 부작용"으로 결론지었다. LA 경찰국은 페리 사망 이후 마약단속국(DEA)의 도움을 받아 그가 어떻게 다량의 케타민을 복용하게 됐는지 수사해 왔다.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해리성 마취제로, 수술·검사나 극심한 통증 조절을 위해 사용된다. 항우울 효과가 확인되면서 우울증이 심한 환자를 치료할 때 쓰이기도 한다. 더불어 성범죄에 자주 악용되는 약이다. 경구, 비경구 모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환각 증세는 정맥주사로 주입해야 가장 빠르게 난다. 그러나 혈관까지만 전달되면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알약 형태로도 제조된다. 가루로 만들어 음료나 술에 넣거나 비강으로 흡입할 수도 있다. 전자담배의 액상과 섞어 흡연하는 것도 가능하다. 0.1mg보다 적게 복용해도 내인성 스테로이드가 분비돼 긴장감과 성적 흥분감을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억을 잃는다는 것이다. 케타민은 대뇌 변연계에서 감정 및 기억을 해석하는 기능을 끊어버린다. 행동력, 사고력이 떨어지는 건 물론 복용했을 때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투여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케타민은 30분 만에 취한 느낌과 함께 자신이 환경과 분리된 듯한 환각 증세를 불러온다고 한다. 복용한 후 진정되기 전까지 심박수와 혈압도 상당히 높아지는데 민감한 사람은 호흡부전이 야기돼 숨 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치료를 위해 케타민을 투약할 때는 기도 유지를 위한 의료진과 장비가 필요하다. 짧은 시간 고용량 투약할 경우 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고, 아나필락시스, 천식, 기도 점막 부종을 포함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케타민을 투약 받은 환자는 보호자와 함께 퇴원해야 하며, 투약 후 하루 정도는 운전을 비롯한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흥분, 환각, 금단 증상 등과 같은 문제로 인해 케타민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