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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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사이먼 클레이튼(53)이 벌레에 물렸다가 패혈증으로 다리를 절단할 뻔했다. 인터뷰하는 사이먼(왼쪽)과 패혈증으로 다리가 붓고 피부가 벗겨졌던 당시의 모습(왼쪽)./사진=더 미러
벌레에 물렸다가 패혈증으로 다리를 절단할 위기에 처했던 농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더 미러는 영국 링컨셔주 보스턴 인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사이먼 클레이튼(53)의 사연을 전했다. 지난 2월 사이먼은 평소처럼 사탕무 농장에서 일하다 벌레에 다리를 물렸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다음 날 다리가 붓기 시작했고, 48시간이 채 되기 전 온통 빨갛게 변했다. 심지어 다리 피부가 벗겨지기도 했다. 사이먼은 "지금 살아 있다는 게 정말 운이 좋은 일"이라며 "병원에서는 다리 절단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영국 패혈증 트러스트(UK Sepsis Trust) 설립자 론 다니엘스는 "패혈증은 무차별적인 병"이라며 "어린아이와 노인,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더 흔하긴 하지만 건강한 사람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에서 신체 활동을 하는) 농부와 노동자는 감염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상처가 나면 철저하게 소독하고 반창고 등으로 덮어야 한다"고 했다.

사이먼이 겪었던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폐질환, 신우신염, 골수염 등 신체 내 특정 장기에 감염증이 발생한 경우 미생물이 혈액으로 침범해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는 ▲포도상구균 ▲대장균 ▲녹농균 ▲연쇄상구균 등이 있다. 벌레에 물린 부위를 긁으면 피부 보호막이 약해지고 병원균이 침투할 위험이 커진다. 면역력이 좋지 않은 노약자는 벌레 물림 등 사소한 원인으로도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


패혈증이 발생하면 호흡이 빨라지고 맥박이 약해진다. ▲오한을 동반한 고열 ▲관절통 ▲두통 ▲권태감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신체 말단에 전해지는 혈액량이 줄어 피부가 파랗게 변할 수 있으며, 정신 착란 등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더 심해지면 혈압이 떨어지고 소변량이 줄면서 쇼크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패혈증은 발병 후 짧은 시간 내에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히 치유되는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초기에 항생제를 적절히 투여하고 신체의 각 조직에 혈액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도록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다. 장기 기능의 장애나 쇼크가 동반되는 경우 사망률이 크게 높아지기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