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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색이 어두울수록 원형 탈모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모발 색이 어두울수록 원형 탈모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하버드 의과대학 카니카 카말 교수 등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nited Kingdom Biobank)에 개인 건강 정보가 등록된 47만2574명 중 원형 탈모증, 남성형 탈모증, 흉터성 탈모증을 진단받은 18세 이상 환자의 머리카락 색을 분석했다. 머리카락 색은 모간 내 멜라닌 유형과 양에 따라 결정되는 유전적 특성 중 하나다. 검은색이나 갈색 모발은 어두운 유멜라닌이 우세하고 금발이나 빨간색 모발에는 밝은 페오멜라닌이 우세하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인종으로 분류해 머리 색깔을 비교했다. 백인 기준 가장 흔한 머리 색깔인 밝은 갈색을 기준으로 보면, 검은 머리 색깔을 가진 사람의 원형 탈모증 발생률은 1.7배 높았다. 반면 금발 등 연한 머리 색을 가졌을 경우 탈모 위험이 밝은 갈색에 비해 0.74배 낮았다. 원형 탈모증은 탈모 반점이 생기는 어린이와 젊은 성인에게 가장 흔히 영향을 미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특정 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발생하는 것으로 자가 면역 치료제 중 일부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닌 줄기세포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MITF 단백질 생성 유전자가 변이되면, 면역체계 바이러스 감염에 과잉 반응을 보이면서 원형 탈모가 진행된다. 연구진은 머리카락에 어두운 색소를 많이 입히는 유전자일수록 유전자가 변형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남성형 탈모증과 흉터성 탈모증의 경우 머리카락 색이 탈모 발생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형 탈모증은 아드로겐에 대한 모낭의 유전적 민감성에 의해 발생하는 점진적인 탈모의 형태로, 나이가 들수록 모간이 점차 소형화되는 가장 일반적인 탈모다. 이름과 달리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흉터성 탈모는 모낭이 흉터 조직으로 대체돼 영구적인 탈모를 유발하는 자가 염증성 질환이다.

한편, 비교적 다양한 모발 색을 가지고 있는 백인과 비교했을 때, 원형 탈모증의 평생 유병률은 아시아인이 3.58배, 다인종인이 2.58배, 흑인이 1.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Dermatology and Therap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