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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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식욕의 영향을 많이 받아 비만한 경우가 많다.​/사진=China Daily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질환 때문에 비만이 생기고, 비만 때문에 또 다른 병까지 겪는 경우가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 변화를 겪는 ‘프라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에 대해 알아본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신진대사와 신체 외형에 영향을 주는 희귀질환이다. 이 질환은 1956년 스위스 의사 프라더, 라바트, 윌리에 의해 처음 보고됐다.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신생아 초기에는 근긴장도가 떨어져 축 늘어져 있고, 울음소리가 약하거나 잘 울지 않는다. 손발이 작으며 아래로 쳐진 세모형의 입 모양과 얇은 윗입술을 보인다. 또래 아이들보다 체중 증가가 더디며 발달이 지연된다.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아동기에 들어서면 식욕이 증가하게 된다. 환자에 따라 먹을 수 없는 것도 먹으려는 이식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비만을 앓고 있다. 이외에도 행동할 때 공격성을 보이거나 강박적으로 자신의 피부를 뜯어 상처를 만들기도 한다. 환자 중 40%는 정상과 가까운 지능을 보이지만, 대부분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15번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발병한다. 환자 중 70%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15번 염색체 장완(동원체를 중심으로 긴 부위)의 일부분에서 미세 결실이 발생한다. 이는 대부분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다. 환자 중 28%에서는 부모로부터 각각 한 개씩 유전되어야 할 15번 염색체가 모두 어머니로부터 유전된 모습이 관찰된다. 나머지 환자에게서는 15번 염색체에 다른 돌연변이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아직 정확한 치료법이 없다. 다만, 일찍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신생아기에 근육 저긴장증이 심해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환자들은 근육의 힘이 약하고 발달 지연이 있어 성장 호르몬을 투여하기도 한다. 다만, 성장 호르몬을 투여하면 혈당이 올라가거나 호흡곤란 등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학습 장애를 자주 겪기 때문에 언어치료를 받을 때가 많다. 어릴 때부터 근육이 약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못해서 척추 측만증이 발생하기 쉽다. 이 경우 척추 측만증 치료도 병행한다.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식욕의 영향을 많이 받아 비만한 경우가 많다. 이는 여러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쉽고,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수면 무호흡증이나 호흡곤란도 자주 동반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식욕을 조절하고 체중을 감량하는 치료를 진행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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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를 하지 않은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상단)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하단)./사진=Genetics in Medicine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병하기 때문에 예방할 수 없다. 만약 아이가 프라더-윌리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평소 모습을 잘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가 다쳐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건강한 사람과 비슷한 기대수명을 보인다.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에 따르면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3만 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 현재 전 세계 환자 수는 35만~40만 명으로 추정된다.


임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