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혈액에 새긴 주홍글씨 ‘매독’… 평생 양성으로 남아
민권식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입력 2024/07/01 07:15
민권식의 성의학 바이블
17세기 청교도 식민지 시대의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주홍글씨는 간통을 저질러서 가슴에 주홍색의 알파벳 A(Adultery; 간통)를 새기고 살아야 하는 여성에 대한 소설이다. 현대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아이러니하게 현대에도 의학적 주홍글씨가 있다. 성전파성 감염(성병) 중 매독이 그렇다. 매독균에 대한 항체를 찾는 혈구응집 검사(TPHA)는 매독을 진단하는데 필수적으로 이용되는데, 한번 매독에 걸리면 치유 여부에 관계없이 평생 양성으로 남아, 검진 등에서 매번 양성으로 나오니 당사자를 곤혹스럽게 한다.
33세 남자 환자가 매독검사 양성이라고 내원하였다. 아무런 증상도 없고 매춘부와 잔 적도 없다고 했다. 많은 성병이 그렇지만, 문제는 매독에 걸려도 증상이 없어서 감염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고, 증상이 있더라도 수일에서 수주 후 자연 소실(1,2차 매독)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매독이 계속 진행한다. 그래서 감염된 지 1~2년이 지나면 후기 매독(3차 매독)으로 넘어가고 수년에서 수십년 후에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과 병변으로 드러난다. 또, 매독에 걸린 여성이 임신하면, 임신 초기에 50~80%에서 태아에게 매독균을 옮겨 조산이나 사산, 생존하더라도 아이는 평생 선천성 매독의 특징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미국에서도 최근 매독이 증가하여 신생아 매독이 2012년 335명에서 2022년 3761명으로 폭증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지난 10년간 매독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범람하는 디지털 포르노와 SNS, 개방적인 성행동, 구강성교 증가, 콘돔 사용의 감소, 진단 후 치료 지연, 등이 거론된다.
이 환자는 검사 결과, TPHA는 양성이며, VDRL 역가가 1:64로, 치료가 필요한 매독으로 진단되었다. 환자는 갑작스러운 성병 확진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언제 감염된 지를 몰라서 최소 2~3년 이내 성파트너 모두에게 매독 감염을 알려야 한다는 사실에 말을 잇지 못했다. 물론 치료 후에도 매독 검사는 항상 양성으로 나온다는 사실에도.
다행히 치료는 항생제로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그러나 치유 여부 확인에는 약 1~2년 정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후기 매독은 재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서 더 긴 시간 추적관찰 해야 한다. 그리고 매독이 진단되면, 반드시 현, 전 성파트너에게도 고지하여 검사 후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성파트너도 반드시 치료해야 내게 다시 전파되지 않고, 한 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불필요한 불행을 막을 수 있다.
33세 남자 환자가 매독검사 양성이라고 내원하였다. 아무런 증상도 없고 매춘부와 잔 적도 없다고 했다. 많은 성병이 그렇지만, 문제는 매독에 걸려도 증상이 없어서 감염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고, 증상이 있더라도 수일에서 수주 후 자연 소실(1,2차 매독)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매독이 계속 진행한다. 그래서 감염된 지 1~2년이 지나면 후기 매독(3차 매독)으로 넘어가고 수년에서 수십년 후에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과 병변으로 드러난다. 또, 매독에 걸린 여성이 임신하면, 임신 초기에 50~80%에서 태아에게 매독균을 옮겨 조산이나 사산, 생존하더라도 아이는 평생 선천성 매독의 특징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미국에서도 최근 매독이 증가하여 신생아 매독이 2012년 335명에서 2022년 3761명으로 폭증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지난 10년간 매독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범람하는 디지털 포르노와 SNS, 개방적인 성행동, 구강성교 증가, 콘돔 사용의 감소, 진단 후 치료 지연, 등이 거론된다.
이 환자는 검사 결과, TPHA는 양성이며, VDRL 역가가 1:64로, 치료가 필요한 매독으로 진단되었다. 환자는 갑작스러운 성병 확진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언제 감염된 지를 몰라서 최소 2~3년 이내 성파트너 모두에게 매독 감염을 알려야 한다는 사실에 말을 잇지 못했다. 물론 치료 후에도 매독 검사는 항상 양성으로 나온다는 사실에도.
다행히 치료는 항생제로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그러나 치유 여부 확인에는 약 1~2년 정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후기 매독은 재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서 더 긴 시간 추적관찰 해야 한다. 그리고 매독이 진단되면, 반드시 현, 전 성파트너에게도 고지하여 검사 후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성파트너도 반드시 치료해야 내게 다시 전파되지 않고, 한 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불필요한 불행을 막을 수 있다.
예방은 방어적 성관계를 하는 것이다. 특히,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임신에 대한 불안 감소로 방어적 성관계에 소극적인 경우가 매우 많다. 콘돔의 이용은 피임도 목적이지만 성병의 예방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의 성 행동 중 두드러진 것이 구강성교인데 이 행위도 거의 모든 성병이 전파될 수 있는 성행위지만 그런 인식이 전혀 없어서 비 방어적 구강성교로 성병의 전파가 증가하고 있다. 혹자는 구상 성교 후 구강 청결제로 세척을 한다지만, 연구 결과, 세균 수만 줄일 뿐 예방은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미국의 질병관리청(CDC)이나 WHO도 동일한 결론을 권고하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원칙적으로는 콘돔이나 덴탈 댐 같은 장벽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콘돔은 실린더 모양을 길이로 절개 후 넓게 펴서 덴탈 댐처럼 사용한다. 또, 콘돔을 이용하더라도 체액이 주위 피부에 닿게 되면 성병의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성관계 후 즉시 세척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방어적 성관계를 하는 사람이라도 성파트너가 다수로 바뀌는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성병에 노출될 수 있어서 규칙적으로 성병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같이 비 방어적 성관계를 쉽게 생각하고 평생의 성파트너 수가 많은 시대에서는 치유된 매독 양성이 대수롭지 않을 수 있겠지만, 치유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면 나 자신이 감염되었는지 알 수 없고 임신 중에 내 2세에게 매독을 넘겨줄 최악의 가정을 산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깨달은 후 회복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의 작은 방심이 평생 마음 졸여야 하는 주홍글씨를 혈액에 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