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스타 뒤를 쫓는 검은 그림자, '사생'… 오로지 팬심에서 비롯된 행위일까?
이해나 기자 | 정덕영 인턴기자
입력 2024/06/28 16:13
연예계는 오래전부터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려는 사생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생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밤낮없이 스타를 따라다니며 사생활 침해 위험이 있는 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룹 동방신기 멤버 최강창민은 과거 방송에서 사생에게 전화가 심하게 걸려 와 번호를 바꿨는데 5분 만에 "번호 바꿨네요?"라는 문자가 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룹 NCT 드림 멤버 런쥔은 지난 11일 팬 플랫폼 '버블'에 사생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내 항공 티켓(정보)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비행기 옆좌석에 앉은 사생이 계속 내 사진을 찍었다"며 "(나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면서 꼭 이런 극단적인 방식을 택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팬심'을 방패막이 삼아 스타에게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는 사생, 이들의 진짜 심리는 무엇일까?
◇애정 결핍, 건강하지 않은 사생 활동으로 이어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사생 활동을 하는 사람은 애정 결핍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결핍된 부분을 스타에게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애정 결핍은 생애 초기 양육자와 애착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살아가면서 관계 속에서 큰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으면 나타난다. 애정 결핍이 있는 사람은 상대에게 지나친 관심·인정·애정을 갈구하거나, 이와 반대로 상대와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거나 깊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두 가지 양상을 보인다. 사생은 애정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스타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첫 번째 경우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룹 엑소를 따라다니는 사생을 현장 관찰한 '탈신화하는 그들만의 놀이'('문화과학사' 잡지)에 따르면, 사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만의 '유대관계'다. 숙소 앞을 서성이던 사생은 똑같이 비정상적인 행위를 일삼는 사생을 만난다. 그렇게 무리에 속해 집단적 활동을 개시한다. SNS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스타의 행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을 법한 사생 활동을 이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죄책감이란 없다. 집단을 이룬 이상, 스타의 뒤를 쫓는 행위는 비정상적이고 일탈적인 행위가 아닌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행위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임명호 교수는 "이런 집단 심리가 사생 활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생은 스타를 쫓아다니며 얻은 정보를 통해 팬덤 내에서 권력을 손에 쥐게 된다. 이 경우 스타를 쫓는 행동은 더 중단하기 힘들어진다. 임명호 교수는 "요즘처럼 정보가 권력이 되는 시대에 스타에 대한 내밀한 사연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생은 힘을 가진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팬덤 내부에서는 사생을 배척하고 비난하는 동시에 그들이 가진 스타의 자료나 정보를 욕망하는 경우가 있다. 사생이 스타를 따라다니며 찍은 사진을 소비하거나 SNS상에서 스타의 개인정보를 비싸게 사들이는 것이 바로 그 예시다. 임 교수는 "사생은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과시하고 인정받는다"며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집단 내에 속해 있다는 우월감, 후광효과가 사생 활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상대에 집착하고, 상대를 도구화하려 한다면, '스토커'
임명호 교수는 "사생 중 일부는 스토커가 맞다"며 "▲상대에 집착하고 ▲상대를 도구화하려 한다면, 그건 스토커"라고 말했다. 집착의 기준은 본인이 아닌 상대가 이를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렸다. 아무리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한 행동이라도 상대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건 집착에 불과하다. 또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스토커와 다름없다. 스토커는 상대가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대로 쥐고 좌지우지해도 된다고 여긴다. 앞서 사생이 '스타'의 내밀한 개인정보를 팔아 자기의 욕구를 충족하는 경우 역시 도구화의 일례다.
극단적 사생을 막기 위해서는 건강한 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이들의 행위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팬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타의 경우, 사생 관련 목소리를 내면 공인이기 때문에 피해입을 수밖에 없어서 팬이 나서야 한다. 임 교수는 "팬덤 내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며 "건강한 팬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침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생으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스타라면, 정서적 지원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했다.
'팬심'을 방패막이 삼아 스타에게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는 사생, 이들의 진짜 심리는 무엇일까?
◇애정 결핍, 건강하지 않은 사생 활동으로 이어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사생 활동을 하는 사람은 애정 결핍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결핍된 부분을 스타에게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애정 결핍은 생애 초기 양육자와 애착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살아가면서 관계 속에서 큰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으면 나타난다. 애정 결핍이 있는 사람은 상대에게 지나친 관심·인정·애정을 갈구하거나, 이와 반대로 상대와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거나 깊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두 가지 양상을 보인다. 사생은 애정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스타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첫 번째 경우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룹 엑소를 따라다니는 사생을 현장 관찰한 '탈신화하는 그들만의 놀이'('문화과학사' 잡지)에 따르면, 사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만의 '유대관계'다. 숙소 앞을 서성이던 사생은 똑같이 비정상적인 행위를 일삼는 사생을 만난다. 그렇게 무리에 속해 집단적 활동을 개시한다. SNS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스타의 행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을 법한 사생 활동을 이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죄책감이란 없다. 집단을 이룬 이상, 스타의 뒤를 쫓는 행위는 비정상적이고 일탈적인 행위가 아닌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행위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임명호 교수는 "이런 집단 심리가 사생 활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생은 스타를 쫓아다니며 얻은 정보를 통해 팬덤 내에서 권력을 손에 쥐게 된다. 이 경우 스타를 쫓는 행동은 더 중단하기 힘들어진다. 임명호 교수는 "요즘처럼 정보가 권력이 되는 시대에 스타에 대한 내밀한 사연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생은 힘을 가진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팬덤 내부에서는 사생을 배척하고 비난하는 동시에 그들이 가진 스타의 자료나 정보를 욕망하는 경우가 있다. 사생이 스타를 따라다니며 찍은 사진을 소비하거나 SNS상에서 스타의 개인정보를 비싸게 사들이는 것이 바로 그 예시다. 임 교수는 "사생은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과시하고 인정받는다"며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집단 내에 속해 있다는 우월감, 후광효과가 사생 활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상대에 집착하고, 상대를 도구화하려 한다면, '스토커'
임명호 교수는 "사생 중 일부는 스토커가 맞다"며 "▲상대에 집착하고 ▲상대를 도구화하려 한다면, 그건 스토커"라고 말했다. 집착의 기준은 본인이 아닌 상대가 이를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렸다. 아무리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한 행동이라도 상대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건 집착에 불과하다. 또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스토커와 다름없다. 스토커는 상대가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대로 쥐고 좌지우지해도 된다고 여긴다. 앞서 사생이 '스타'의 내밀한 개인정보를 팔아 자기의 욕구를 충족하는 경우 역시 도구화의 일례다.
극단적 사생을 막기 위해서는 건강한 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이들의 행위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팬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타의 경우, 사생 관련 목소리를 내면 공인이기 때문에 피해입을 수밖에 없어서 팬이 나서야 한다. 임 교수는 "팬덤 내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며 "건강한 팬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침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생으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스타라면, 정서적 지원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