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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다리 담갔을 뿐인데… '테니스공'만 한 물집 한가득, 무슨 일?

이해나 기자 | 정덕영 인턴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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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식히기 위해 프랑스 엑스레뱅에 있는 부르제 호수에 팔과 다리를 담갔다가 '테니스공' 크기의 물집이 생긴 여성의 다리./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더위를 식히기 위해 호수에 팔과 다리를 담갔다가 '테니스공' 크기의 커대한 물집이 여러 개 생긴 모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알바나 타누시는 6세 딸과 함께 프랑스 엑스레뱅에 있는 부르제 호수(Bourget Lake)를 방문했다. 타누시는 수영하기엔 아직 날씨가 춥다고 생각해 딸과 함께 팔과 다리만 물에 담갔다. 다음 날 아침, 모녀는 빨갛고 노란 물집이 팔과 다리를 뒤덮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의료진은 '식물성광피부염'으로 인해 일어난 현상으로 추정했다. 타누사는 "물집이 부풀어오르는 걸 그대로 지켜봤다"며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딸은 "물집으로 인해 다리와 팔이 따끔거렸다"고 회상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모녀는 식물성광피부염 치료제로 알려진 모로핀 성분 크림을 처방받았다. 물집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팔과 다리에 붉게 흉터가 남은 상태다.

식물성광피부염이란 피부가 '푸로쿠마린'이라는 성분이 포함된 식물에 접촉한 뒤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광독성 피부질환의 일종이다. 태양에 노출된 피부에서 광화학 반응이 일어나, 수 시간 이내에 ▲홍반 ▲부종 ▲가려움증 ▲튀어 오른 구진 ▲물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주근깨와 비슷한 갈색이나 청회색의 색소침착이 몇 개월간 남게 된다.

원인이 되는 푸로쿠마린 성분은 ▲레몬 ▲라임 ▲귤 ▲오렌지 ▲자몽 ▲당근 ▲셀러리 ▲무화과 ▲파슬리 ▲콩과 식물 등에 존재한다. 이에 식물성광피부염은 쌀국수를 먹을 때 라임이나 레몬을 짜다가 즙이 손에 튄 뒤, 손등이 강한 햇볕에 노출되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마사지할 때 사용한 오일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푸로쿠마린의 한 종류인 ‘5-메톡시소랄렌’ 성분이 들어간 향수를 뿌렸을 때 그 부위에 색소 침착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식물성광피부염은 원인이 되는 식물 성분에 다시 노출되지만 않는다면, 치료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진다. 보통 급성 병변이 좋아지는 데는 일주일 정도 걸리고, 이후에는 갈색의 색소침착이 남는다. 이 색소침착은 평균 2~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만약 병변이 심하게 가렵거나 물집이 생겨 불편함이 크다면 바로 피부과를 방문해 치료받는 걸 권장한다.

피부과에서는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등으로 식물성광피부염을 치료한다. 급성 병변일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가려움증이 있는 경우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물집이 생겼다면 습포(물 또는 약액에 적신 헝겊을 상처 부위에 대 염증을 치료하는 일)가 도움이 되는데, 물집이 너무 큰 경우라면 배액하고 드레싱 해줘야 한다. 색소침착이 남아있다면 보습을 충분히 하고,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한다. 또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아내 더 이상의 노출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후 주기적으로 색소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색소침착을 빠르게 호전시킬 수 있다.

식물성광피부염을 예방하려면 우선 요리를 하거나 동남아 등으로 해외여행을 갔을 때 식물성광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는 게 좋다. 특히 신맛이 나는 과일, 향수, 마사지할 때 사용하는 아로마 오일 등이 피부에 묻으면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라임, 레몬 등을 손으로 짜다 손등에 튀었다면 바로 닦아내야 한다. 오일 마사지를 받은 후에는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숙소에 오면 닦아내는 것이 좋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향수를 쓰는 것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