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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개골 탈구 예방법’ 알려준다는 곳, 동물병원 아니었다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펫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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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 아로마 세러피(therapy) 기반의 반려견 관리 센터인 A 업체는 최근 인스타그램 광고를 올렸다. ‘슬개골 탈구 예방 1대 1 바디 체크’ ‘강아지 맞춤 림프 마사지’ ‘항염’ 등을 주제로 보호자 대상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A 업체는 보호자용 반려견 케어 신청 설문지에 “병원의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직접 문의한 결과 “동물병원이 아닌, 항염 전문 관리 디톡스 면역 센터”라며 “병원이 아니므로 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A 업체의 서비스는 불법 수의료진료 소지가 있다.

◇커지는 ‘펫케어’ 시장, 불법 진료도 기승
지난해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펫 케어 산업은 2017년 약 210조 원에서 2027년 약 430조 원으로 두 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펫 케어 산업 역시 2020년 3.4조 원에서 2027년 6조 원으로 성장이 전망된다. 수의료업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부가세를 제외한 수의료업 공급가액(전체 매출) 기준으로 반려동물 의료 시장이 2023년 1조 9767억 원에서 2027년 3조 2969억 원으로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2017~2019년 수의료업 매출 연평균 증가율은 약 13.6%에 달했다.

커지는 시장은 늘 진통을 앓는다. 수의사법 제10조에 따르면 수의사가 아닌 자는 동물을 진료할 수 없다. 그러나 수의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에 의한 불법 수의료진료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헬스조선 취재 결과 대한수의사회에 신고된 불법 수의료진료는 2022년 36건, 2023년 29건, 2024년(6월 20일 기준) 5건이다. 신고된 것이 적을 뿐 불법 수의료진료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픔을 덜어주려는 선의에서 행한 자가 진료라도 본인이 수의사가 아닌 이상 불법 진료다. 실제로 대한수의사회에 신고된 불법 진료 사례들도 ▲동물 미용업소에서 동물의 치아 스케일링을 한 행위 ▲한의사가 자신의 반려견에게 침을 찌르고 약을 지어준 행위 ▲동물 보호단체에서 관리하는 동물에게 비타민제를 주사한 행위 ▲동물 판매업소에서 자신이 키우는 개에게 직접 백신을 주사한 행위 등이었다. 처벌은 대부분 벌금형과 선고유예였다.


◇결국엔 반려견 안전 위협
A 업체는 센터에서의 반려견 관리가 동물병원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법 수의료진료 소지는 있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슬개골 탈구 예방 수업’이다. 수의사 면허를 보유한 동물과법 법률사무소 안소영 변호사는 “수의사법 10조의 ‘진료’는 질병 치료와 수술을 넘어 예방까지 포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해석대로라면 동물병원이 아닌 A 업체의 슬개골 탈구 예방 수업은 “수의사가 아니면 동물을 진료할 수 없다”는 법 조항을 위반한다.

건강관리업체에서 제공하는 세러피와 동물병원 치료의 경계가 때로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사람 대상 아로마 세러피가 병원에서의 진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과거에 있었다. 이를 A 업체 사례에 적용하면 일견 문제 될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안소영 변호사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있지만, ‘슬개골 탈구’와 ‘항염’ 같은 동물 신체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동물 상태에 맞춘 진단과 처치를 했다면 단순한 세러피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는 결국 애꿎은 반려동물에게 돌아간다. 안소영 변호사는 “비전문가가 반려견 신체 관리를 위해 ‘이렇게 하는게 좋다’는 지시를 내리고 그것이 잘못됐을 땐, 반려견 생명과 안전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