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괜찮다”며 먹이다간 사람 잡는다! 식품 알레르기의 위험성
신은진 기자 |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
입력 2024/06/10 19:00
이는 식품 알레르기의 위험을 간과한 무식한 행동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자주 노출된다고 해서 낫는 병이 아니다.
◇당장 죽을 수도 있는 식품 알레르기
식품 알레르기라고 하면 그저 몸이 가렵고 피부 발진이 나는 정도의 질환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식품 알레르기는 중증도가 매우 다양한, 자칫하면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질환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크게 즉시형과 지연형으로 구분한다. 즉시형은 음식을 먹자마자 두드러기, 발진, 호흡 곤란, 혈압저하, 구토 등의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지연형은 음식 섭취와 알레르기 반응 간격이 긴 것으로, 복통, 피부 악화, 연하장애, 호산구성 식도염, 만성 설사·복통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는 건 즉시형에 속하는 아나필락시스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물질에 접촉했을 때 전신에 과민 반응이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질환으로, 호흡곤란, 저혈압, 쇼크 등을 유발한다.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저혈압과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 있다.
◇알레르기 유발 식품, 면역요법 효과 희박… 완전 차단이 최선
그렇다면 식품 알레르기를 치료할 수는 없을까? 안타깝게도 식품 알레르기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는 피하요법이나 설하요법 등 면역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는 반면, 식품 알레르기는 면역치료요법이 효과가 거의 없다고 알려졌다. 알레르기가 있는 식품을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을 자주 먹다보면, 면역이 길러진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다. 특정 물질에 자주 노출해 면역력을 기르라는 건 알레르기가 없는 상태에서 가능하다. 이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알레르기 물질을 접촉하게 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식품에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소량의 알레르기 물질 접촉만으로도 사망할 도 있다.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면 유난이라며 눈치를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이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중임을 인지해야 한다.
한편, 특정 식품에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한다면, 항상 에피네프린 주사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100% 피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아나필락시스에 항상 대비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