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어린 나이에 협심증·심근경색이… 고열 5일 이상 지속되면 ‘이 병’ 의심
오상훈 기자
입력 2024/05/27 20:00
◇치료 안하면 20~30%는 심장 합병증
가와사끼병은 전신에 혈관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소인과 흔한 바이러스 또는 세균에 의한 감염이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가와사끼병 환아에서 몇몇 흔한 바이러스나 세균이 많이 검출되곤 한다. 가와사끼병의 유전적 소인을 밝혀내기 위한 노력으로 몇몇 유전자(ITPKC, ORAI-1) 이상이 ‘면역글로불린 불응성 가와사끼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와사끼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5일 이상 지속되는 38.5도 이상의 고열이다. 특히 영아는 결핵 예방을 위한 BCG 접종 자국이 빨개지기도 한다. 가와사끼병에 걸린 아이들은 다리가 아파 잘 걷지 못하며, 간수치도 올라가고, 담낭이 붓는다. 장에도 염증이 생겨서 복통‧설사‧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와사끼병은 심장 관련 합병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우선 심장에 물이 차고, 심근 수축력이 떨어지며, 판막이 새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심장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늘어날 수도 있다. 때문에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20~30%, 치료가 잘 되면 약 5%에서 관상동맥 합병증이 생긴다. 관상동맥 내경이 8mm 이상으로 늘어나는 거대 관상동맥류 등 중등도 이상 관상동맥 병변이 생기면 어린 나이에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병하기도 한다.
◇10일 이내 급성기 치료해야 합병증 적어
특이하게도 가와사끼병은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환자 유병률이 세계 2위다. 국내 유병률은 소아 1000명당 2명이 조금 넘는다. 가와사끼병은 소아의 기타 열성 감염 질환과 감별이 쉽지 않지만 우리나라 의료진들의 가와사끼병 진단 능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와사끼병은 진단 후, 면역글로불린이라는 약을 고용량 주입하면 보통 1~2일 후에 열이 떨어지면서 전신 증상이 개선된다. 고용량 아스피린 치료도 병행한다. 발병 10일 이내 급성기를 치료하는 게 이상적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랠(clopidogrel), 항혈전제인 와파린(warfarin)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최근에 2~3개 정도의 증상만 동반된 불완전 가와사끼병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증상은 적지만 관상동맥 병변의 위험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상동맥 합병증이 없어도 발병 후 일정 기간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 까닭이다. 거대 관상동맥류 환아의 일부에서는 관상동맥우회술 등의 심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만약 5일 이상 해열제, 항생제가 듣지 않는 고열의 경우, 소아 심장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다음은 가와사끼병의 주요 증상이다. ▲5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 ▲듣지 않는 해열제와 항생제 ▲눈 흰자위가 빨개지는 결막염 ▲빨개진 입술 ▲부풀어 오른 딸기 모양의 혀 ▲여러 모양으로 나타나는 신체의 붉은 발진 ▲임파선이 부어서 볼록 튀어나온 목 ▲빨개진 BCG(결핵 예방) 접종 자국 ▲장 염증에 따른 복통‧설사‧구토 ▲다리가 아파서 잘 걷지 못하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