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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원인모를 신경병증 다수 발생… 수의사회 "원인 불명" vs 동물단체 "사료 의심"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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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질환으로 치료 중인 반려묘의 모습./사진=라이프 제공
대한수의사회가 지난 11일 고양이에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신경 근육병증이 다수 발생했으니 동물 보호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수의사회는 전국 곳곳의 동물병원에서 비슷한 사례가 연이어 보고돼 원인을 확인 중이며, 이상이 관찰된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주요 감염병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증상을 보고 추측하기에는 원충성 질병이 가장 유력하게 의심되나, 아직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고양이가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거나 ▲잘 일어나지 못하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검붉은 소변을 보는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와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원인을 둘러싼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사단법인 묘연이 ‘특정 제조원의 사료가 문제일 수 있다’는 주장을 15일 제기했다.

라이프와 묘연은 급성 신경병증과 콩팥 질환 증상을 보인 고양이 80마리와 그 보호자 4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49가구 대부분이 특정 제조원에서 2024년 1~4월 생산한 고양이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료 제조사별 문제 사례 건수는 M사, E사, H사가 47건, O사 2건, R사 1건이었다. M사, E사, H사는 상호명만 다를 뿐 제조 공장 주소지가 같았다.

제조사의 과거 이력도 보호자들의 의심에 불을 지폈다. 지난 2004년 M사의 제품을 급여한 동물들에게서 급성 콩팥질환이 발생했고, 당시 M사가 자사 태국 공장의 원료 보관 창고에서 유독성 곰팡이가 발견된 사실을 인정해 리콜을 진행한 적 있다.

15일 기준으로 피해 고양이 80마리 중 31마리가 사망했고, 47마리가 입원·통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2마리가 회복 중이다. 사망하거나 입원 중인 고양이들은 뒷다리를 절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신경 이상 증상 외에도 급격한 콩팥 수치 저하, 간 수치 상승, 혈변, 혈뇨,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였다. 사망한 고양이들의 품종이 먼치킨, 브리티쉬숏헤어, 아메리칸숏헤어, 스코티쉬폴드, 노르웨이숲, 코리안숏헤어 등 다양하므로 특정 품종에게만 발생하는 문제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라이프와 묘연 측은 피해 지역이 인천, 서울, 대구, 부산, 의정부, 김포, 성남, 양주, 구미, 함양, 김해, 광주, 순천 등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만큼 전염성 질병이 원인이라 할 수도 없고, 예방 접종을 마친 실내 생활 반려묘들이 피해를 겪고 있는 만큼 대한수의사회가 언급한 원충 감염도 원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피해 고양이 보호자들은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사망한 고양이의 부검을 개별적으로 의뢰한 상황이다. 라이프 심인섭 대표는 “소비자들의 불안과 고양이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사료관리법 제27조에 의거해 해당 사료 제조원들에 대한 긴급 조사와 고양이 사체 부검을 시행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묘연의 구지은 대표는 “갑작스러운 변고를 당한 보호자들이 분노하고 슬퍼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번 기호에 국내 반려동물 사료관리법이 더 체계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라이프와 묘연 측의 주장대로 사료가 실제 원인이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6일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처음에 의심한 원인이 실제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추가 검사가 필요하므로 언제쯤 원인이 판정될지 정확한 시기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과 관련해 한국펫사료협회 측에 문의한 결과, 공식 입장을 준비 중이라는 응답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