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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돼지 신장 이식 환자 2주 만에 퇴원… 왜 돼지 장기만 이식할까?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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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될 돼지의 신장./사진=AP 연합뉴스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 받은 환자가 수술 2주 만에 퇴원함으로써 이종 장기 이식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즈(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이뤄진 두 차례의 돼지 장기 이식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심장을 이식한 환자는 몇 주 뒤 숨졌고 다른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면역 거부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 돼지의 신장을 이식 받은 리처드 슬레이먼(62)은 예후가 양호한 평이다. 해당 수술을 집도한 의사들은 이식한 돼지 신장이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을 만들어내면서도 체액 균형을 유지해 다른 주요 장기들이 잘 작동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슬레이먼은 성명에서 “오래도록 받아 보지 못한 깨끗한 건강 상태로 병원을 떠나는 이 순간을 기다려 왔는데 이젠 현실이다”라며 “오늘은 나로서는 물론 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 출발”이라고 말했다.


장기이식 종합네트워크 책임 의료 담당자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아직 해결할 과제가 많지만 이번 일은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슬레이먼의 신체가 이식 장기를 거부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지적하며 아직까지 이종 장기 이식이 여러 차례 임상시험을 거쳐야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인간과 동물 간 이종 장기 이식 연구는 각막, 췌도, 신장, 심장 등 모두 돼지의 장기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과거 원숭이 등을 활용한 이식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모든 연구가 돼지의 장기를 인체에 안전하게 이식하는 데 맞춰져 있다.

왜 돼지일까. 기본적으로 돼지와 인간은 장기의 크기, 모양 등이 매우 닮아있다. 돼지의 심장 크기는 인간의 94%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돼지와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소, 염소 등은 인간과 장기의 크기나 모양이 매우 다르다.

물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식용 돼지들이 이식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장기 이식을 위해 길러지는 돼지들은 철저히 ‘장기 이식용’으로 무균 시설에서 사육된다.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유전자 변형 과정을 거치는 점을 고려한다면 ‘만들어진다’는 표현이 적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