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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4시간 수면 “그만 빈둥거려” 핀잔 듣던 美 여성, 알고 보니 ‘이 병’이었다

임민영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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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사 데이비스(26)는 ‘특발성 과다수면증’ 때문에 하루 14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한다./사진=뉴욕 포스트
미국 20대 여성이 질환 때문에 게으름을 피운다는 오해를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앨리사 데이비스(26)는 ‘특발성 과다수면증’ 때문에 하루 14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한다. 앨리사는 어릴 때부터 학교 수업 시간에 졸았던 적이 많다. 성인이 되어서도 피곤함을 견디지 못하고, 눈꺼풀이 내려오는 것을 못 참자 그는 병원을 방문했다. 처음에 앨리사는 ‘커피를 마셔라,’ ‘그냥 게으름을 피우는 거다,’ ‘빈둥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다 그는 수면시간 동안의 몸 상태를 분석하는 검사를 받고, 특발성 과다수면증을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앨리사가 14시간 동안 잘 때 몸속 변화를 분석했다”며 “관찰해보니 계속 얕은 수면 단계로 잤고,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앨리사는 현재 임상 시험에 참여해 자신의 수면 장애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앨리사가 겪고 있는 특발성 과다수면증에 대해 알아봤다.

특발성 과다수면증(Idiopathic hypersomnia)은 전날 충분히 잠을 자도 낮에 과도하게 졸린 수면 장애를 말한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중추성 과다수면장애의 일종으로 기면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환자들은 대부분 하루 최소 11시간 잠을 자며, 심할 경우 24시간 내내 잠을 자기도 한다. 낮에 잠이 올 때가 많은데, 낮잠을 자도 피곤함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환자들은 깨어났을 때 남들보다 의식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100만 명 중 50명꼴로 발병한다고 알려졌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이 있으면 기립성 저혈압이나 두통도 겪기 쉽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갑자기 나타날 수 있어서 운전하거나 일하는 도중에 발생할 위험이 있다. 환자들은 앨리사처럼 잠들기 직전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을 겪을 때가 많다. 그리고 ‘탈력 발작’을 겪는 환자들도 있다. 탈력 발작은 근육의 긴장이 갑자기 풀려 부분적으로 힘이 빠지거나 온몸의 힘이 완전히 빠져 그 자리에 쓰러지는 것이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이나 신경계 이상, 자가면역질환에 의해 과다수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이 질환은 완치법이 아직 없다. 따라서 환자들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는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특발성 과다수면증 치료제를 처음 승인했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예방하기 힘들다. 만약 이 질환을 겪고 있다면 갑자기 잠들 수 있기 때문에 운전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