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제2의 위고비 되려면… "GLP-1 아닌 다른 기전 약 나와야"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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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가 차세대 비만약은 기존약과 기전이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헬스조선DB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로 전 세계 비만약 시장을 제패한 노보 노디스크가 차세대 비만치료제는 지금과 달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노보노디스크 사업개발부 토마스 랜드 선임 과학자는 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개최한 '노보 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에서 비만·당뇨 치료의 혁신 트렌드를 소개하고, 향후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비만치료제 개발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에만 집중돼 있음을 지적하고, 새로운 기전의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마스 랜드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 열기가 뜨겁지만 실제 특허 출원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은 현재 150여개지만 대부분 다 인크레틴 계열이다”면서 “이것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다른 기전의 약물 개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고 했다. 노보 노디스크를 성공으로 이끈 인크레틴 계열이 아닌, 다른 기전의 차세대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단 것이다. 인크레틴은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인크레틴이 GLP-1이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는 아시아인에 특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토마스 랜드 선임 과학자는 "동아시아 인은 서구와 비만, 지방간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특성을 고려해 근육량은 유지하면서 체중을 감소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도 "체중을 감량하면 근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근육량을 늘리면서 체중감량은 가능한 '체중 감량 퀄리티'가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에서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한미약품은 현재 여러 비만·당뇨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고, 연내에 근육량을 보존하면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를 공개할 예정이다"고 했다.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은 "환자 맞춤형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다"며 "현재 GLP-1이 체중 감소 효과와 함께 심혈관 질환 예방 등의 효과를 입증했으나 또다른 기전의 치료제가 개발돼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의 경우,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 기업 인벤티지랩과 함께 비만·당뇨 치료용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부사장은 "유한양행은 하루에 한 번 또는 월 1회만 맞아도 되는 GLP-1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중이다"며 "동반 질환까지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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