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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식물도 아닌, 반려 '돌'… 왜 이렇게 인기일까? [별별심리]

이해나 기자 | 김예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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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돌을 키우며 외로움과 고립감을 극복하려 하는 사람이 늘었다. 사진은 배우 임원희가 키우는 반려돌. /사진=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캡처
최근 국내에서 '반려돌(애완돌)'이 유행하고 있다. 외신도 한국의 반려돌 유행에 주목했다. 지난달 17일 (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로한 한국인들이 '펫락(PET ROCK)'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반려돌이 현대 사회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

반려돌 문화는 사실 1975년 미국에서 시작돼 당시 '펫락 붐'을 일으킬 정도로 화제였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때 고립감을 느낀 2030세대 사이 '애완돌'이나 '펫 스톤'이라는 이름으로 확산했다. 반려돌의 인기가 본격적으로 높아진 것은 연예인의 영향도 있다.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돌을 직접 공개하며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반려돌을 취급하는 한 국내 업체 대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한 달에 반려돌 주문이 150~200개 들어오며, 최근에는 기본적인 회색 돌 외에 분홍색 장미석영(로즈쿼츠) 등도 판매된다"고 말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반려돌 인기 증가에 한몫을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년 국내 1인 가구는 993만5600가구로 전체(2391만4851가구)의 41.5%에 이른다. 2000년 15.5%의 2.7배가 됐다.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현대인들은 사회적 관계 형성에 대한 피로감 역시 느끼게 됐다. 따라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생긴 외로움과 고독감을 달래는 데 반려돌이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사회의 각박함 속에서 반려돌을 키우며 힐링하며, 힘든 사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라며 "가족이나 친구처럼 깊은 속내를 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어려운 현실이 반려돌 유행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생명이 있는 동물이나 식물이 아니라 '돌'에게 애정을 쏟는 걸까? 곽 교수는 "반려동물과 반려식물은 지속해서 돌봐야 하고 특히 경제적 부담과 책임감이 많이 든다"며 "또 동물이나 식물의 수명이 끝나며 다가오는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곽 교수는 "반려돌을 키우면 죽음에 대한 불안감과 상실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반려돌은 휴대성, 실용성, 편리성을 갖췄다. 곽 교수는 "반려동물이나 반려 식물은 음식점, 카페 등 동행하기가 어렵지만 반려돌은 작고 눈에 띄지도 않아 식당, 회사 등 어떤 장소든 갖고 다니기 쉽다"고 말했다.


다만, 곽금주 교수는 "반려돌은 인간이 어떻게든 위안을 얻으려는 하나의 수단이자 지혜다"라며 "하지만 너무 의인화하거나 집착하면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적당한 관심과 애정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