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미국 50대 女, ‘이 병’ 알게 된 지 보름 만에 사망… 사연 들어보니

임민영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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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린 본마이어(55)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을 진단받고 보름 만에 사망했다./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미국 50대 여성이 뇌에 생긴 병 때문에 보름 만에 사망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얼린 본마이어(55)는 지난 1월 8일 한밤중에 뇌졸중 증상을 겪었다. 당시 그는 말을 할 때 발음이 새고, 걸을 때 균형을 못 잡아서 2주 동안 병원에 4번 방문했다. 그리고 1월 26일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져 병원에 입원했고, 5일 뒤 그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을 진단받았다. 얼린의 남편 개리 본마이어는 “약 5주 동안 상태가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며 “병을 알게 되자 의료진이 치료보다는 가족과 마지막 시간을 편안히 보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얼린은 진단 이후 보름 정도 지난 2월 19일 사망했다. 개리는 “이 병이 흔하지는 않지만, 한 번 걸리면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얼린을 보름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대해 알아봤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은 뇌에 구멍이 생겨 뇌 기능을 잃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변형된 프리온 단백질에 의해 발생한다. 프리온(prion)은 단백질과 비리온(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로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작고 감염성이 있는 프리온 단백질이 긴 시간 동안 정상 프리온 단백질을 대체하면서 이상 반응을 일으켜 발병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환자들이 병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리고 증상을 겪기 시작하면 환자들은 대부분 수개월에서 1년 이내에 사망한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들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시각 장애를 겪기 시작한다. 어지럼증을 겪거나 손과 발의 감각이 떨어지는 환자도 있다. 이후 증상이 심해지면 환청이나 환각이 나타날 수 있고, 근육을 조절하거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진다. 사망 직전에는 치매 증상도 겪게 된다. 이 질환은 보통 50~80세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만, 유전자 변이로 인해 이 질환을 앓는다면 30~50세부터 증상을 겪게 된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아직 치료법이 없다. 환자들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병의 진행 속도가 빨라 도움이 되지 못한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예방법도 없다. 다만, 프리론이 광우병도 일으키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소의 부산물을 섭취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7~2021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는 총 276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발생률은 100만 명당 1명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