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전공의·의대생 93%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 해야 복귀"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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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학교 복귀 전제조건으로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를 지목했다. /뉴스1
병원 인턴 임용신청자가 10% 미만으로 저조해 인턴·전공의 공백 장기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 93%는 정부가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를 백지화하지 않는 이상 병원에 복귀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직 전공의 3명 중 1명은 전공의 수련을 포기한 상태로 확인됐다.

류옥하다 전 대전성모병원 전공의는 2일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158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이 같은 동향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의대생 96%는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는 '감축 혹은 유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전공의 수련을 위한 선행조건으로 정부의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를 지목했다.

또한 전공의와 의대생 34%는 차후 전공의 수련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정부와 여론이 의사 직종을 악마화 하는 것에 환멸이 났다'가 87.4%, '구조적인 해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를 추진했기 때문'이 76.9%를 차지했다. '심신이 지쳐 쉬고 싶다'는 응답도 41.1%에 달했다.


전공의 수련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는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가 9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인상'은 82.5%를 차지했고, 복지부 장관 및 차관 경질(73.4%)을 수련 전제조건으로 언급한 경우도 많았다. '전공의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71.8%를 차지했다.

다만, 현재 상황과 별개로 젊은 의사들은 환자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옥하다 이번주 내로 전공의는 사직 전공의를 주축으로 진료 지연을 겪는 암, 만성질환 등 아급성 환자가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전국 암 환자 및 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NCTP)'를 실시한다. 환자를 진단한 교수와 연락해 진료 지연에 따른 위험도를 함께 평가하고, 각 환자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안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류옥하다 전 전공의는 "병원, 교수, 개원의 등과 연계해 환자의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현재 병원에 협조를 요청하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난 것이지 결코 환자 곁을 떠난 게 아니다"며 "젊은 의사들은 환자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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