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에이즈바이러스 감염 ‘매년 1천명’…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인다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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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매년 1000명가량 발생하는 국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신규 감염 환자를 오는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예방관리대책을 수립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2차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대책(2024∼2028)’이 28일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 보고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흔히 영문명 약자인 에이즈(AIDS)로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이후 질병이 진행돼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면역체계가 일정 수준 이하로 손상돼 비감염인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폐렴, 결핵 등이 나타난 경우에 에이즈로 진단한다.

질병청은 관련법상 5년 주기로 이러한 에이즈 예방관리대책을 세우고 있다. 제1차 대책 평가 결과 치료율과 에이즈로 인한 사망률 등은 감소했으나, 국내 젊은 층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HIV 신규 감염이 지속 발생하고 있고, 생존 감염인이 증가해 질병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질병청에 따르면 외국인을 포함한 국내 HIV 신규 감염자는 지난 2010년에는 837명이었으나 2020년 1016명, 2021년 975명, 2022년에는 1066명으로 늘었다. 신규감염자 중에서는 남성, 30대 이하 젊은 층이 많았고, 외국인 비율도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기준 남성 비율은 92.3%, 30대 이하는 67.6%, 외국인은 22.6%였다. 생존 감염인도 꾸준히 증가해 내국인 기준 2010년 6239명에서 2022년 1만588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제2차 예방관리대책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200억원 내외의 재정을 투입해 ▲ 신규감염 예방 ▲ 적극적 환자 발견 ▲ 신속·지속적 치료 ▲ 건강권 보장 ▲ 관리 기반 구축이라는 5가지 추진 전략 하에 2023년 대비 2030년 신규 감염인 수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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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질병청 제공
먼저 질병청은 특히 동성 간 성관계를 가지는 자, 외국인, 감염인 성 접촉자 등 감염취약군에 대한 예방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HIV에 노출 이후 위험성을 줄여 감염을 예방하는 '항바이러스 약물요법(PEP)'을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온라인 만남 플랫폼 등에 홍보하고 유흥업소·외국인 밀집지역 등에 찾아가는 예방 캠페인을 활성화한다.

또 기존에는 감염인의 성관계 상대자에게만 지원되던 노출 전 예방약 비용을, 처방을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로 확대하고 취급 약국도 늘린다. 예방 약제는 매일 지속 복용함으로써 감염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주는 약물이다. 장기적으로는 복제약 도입과 국내에서의 생산을 지원해 약제 비용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감염된 이들을 발굴하고 빠르게 치료하는 데에도 지속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감염 확인 검사 기관을 질병청과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민간 의료기관까지 확대해 신속하게 검사 결과를 통보하도록 하고, '자가검사 키트'를 배포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검출되는 HIV를 면밀히 분석해 국내 유행 양상을 파악하는 한편, 감염인이 진단 후 즉시 치료를 받고 바이러스 억제율을 관리하도록 상담과 비용을 지원한다. 현재는 확인검사 양성 판정일부터 진료비를 지원하도록 돼 있는데, 앞으로는 양성 판정 이전이라도 확인검사 의뢰일까지 소급해 진료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감염인들이 결핵 등 동반 만성질환을 관리하며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자체 주도 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합병증 상담을 강화하고, 요양과 돌봄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간병요양비 지원 대상의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감염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 등에게는 별도의 가산 돌봄비를 지원하고, 감염인 인원에 따라 요양병원에도 추가 비용을 지급한다.

이밖에 1차 대책 때부터 개발해오던 신치료 물질을 꾸준히 개발하고, 감염인 낙인과 차별 해소를 위해 교육과 홍보를 확대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관계부처·지자체·민간단체·유관 학회 전문가들과 지속해서 협력해 세부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