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술 자주 안 마시는데 생긴 지방간… ‘이것’ 부족 때문

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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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량·고지방 식단 외에도 폐경, 운동 부족, 근감소증에 의해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소 술을 안 마시는데 지방간을 진단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술을 마셔서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다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고열량·고지방 식단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폐경기
폐경기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에스트로겐은 몸속 콜레스테롤에서 만들어지는데, 에스트로겐 합성이 줄면 남는 콜레스테롤이 많아진다. 이때 남은 콜레스테롤은 혈액에 쌓이고, 간으로 이동해 지방으로 축적된다.

이외에도 에스트로겐이 줄고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이 증가해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이 억제되는 것도 원인이다. 따라서 폐경기 여성은 지방간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폐경기가 시작했다면 콩을 충분히 먹는 게 좋다. 콩에 풍부한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처럼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서 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

◇운동 부족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운동량이 부족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곽민선 교수와 스탠포드대 김동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지방간이 없는 건강한 성인 1373명을 약 4.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 초기에는 참여자 모두 지방간이 없는 건강한 상태였으나 이들 중 20%에서 4~5년 내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했다. 특히 총 운동량이 가장 낮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이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량의 변화 자체도 지방간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운동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증가한 그룹에 비해 지방간 발생의 위험이 59% 높았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꾸준히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일주일에 최소 2번씩 30분 이상 걷기·수영·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근감소증
체내 근육량이 부족한 근감소증도 지방간에 취약하다. 2015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이용호 교수팀은 성인 1만5132명을 대상으로 지방간과 근감소증의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근감소증이 있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비율이 최대 4배로 증가했다. 근육이 부족하면 체내 당분을 세포로 흡수시키는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혈액에 당이 많이 남게 되는데, 남아있는 당이 지방으로 바뀐다. 그리고 간 등 몸 곳곳에 쌓여 지방간을 일으키는 것이다.

평소 자주 넘어지거나 손아귀 힘이 약해졌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 근육량이 체중의 20~35% 정도를 차지할 때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