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손톱 물어뜯고, 머리카락 뽑고… 알고보니 정신 건강 '빨간불'?

이슬비 기자 | 윤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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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뜯는 습관은 심해지면 일종의 강박장애로 여겨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손톱을 물어뜯는 사람은 흔하다. 그만큼 별 거 아닌 습관으로 치부될 때가 많다. 하지만 손톱을 물어뜯는 정도가 심해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강박에 가깝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이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톱과 그 주위 살을 강박적으로 물어뜯는 행동은 일종의 ‘신체 중심 반복적 행동장애’일 수 있다. 신체 중심 반복적 행동장애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긴장감 등이 원인이다. 손톱 물어뜯기, 머리카락 뽑기 등 신체와 관련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장애로, 스스로 멈추려 노력해도 멈출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거나 빈도와 정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피가 날 때까지 손톱을 물어뜯는 등 증상이 오랜 기간 강하게 반복된다면, 습관을 넘어선 강박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손톱을 뜯는 강박 장애가 있으면 평소에 느끼는 우울감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증거다. 본인도 모르게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고 긴장을 완화하려고 손톱을 뜯거나 모발을 뽑는 것일 수 있다. 이런 행동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잘못된 습관을 방치했다가 불안장애, 틱 장애 등 또 다른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톱 뜯기는 정신 건강 뿐만 아니라 실제 신체 건강에도 안 좋다. 손톱 밑에는 폐렴균, 요도 감염균, 효모균 등 다양한 세균이 살고 있는데, 입으로 손톱을 뜯다가 병균에 감염될 수 있다. 손톱이나 살이 뜯겨 난 틈 사이로 세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손발톱주위염’도 주의해야 한다. 손발톱 주변이 부풀어 오르면서 통증과 열감이 느껴지고, 심해지면 누런 고름이 차올라 치료가 복잡해진다. 구강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딱딱한 치아와 손톱이 부딪혀 이빨이 깨질 수 있고, 치열이 안쪽으로 어긋날 수도 있다. 이빨이 완전히 자라지 않은 아이의 경우에는 치아 성장 발달이 지연되거나, 얼굴·턱관절 변형의 위험성도 있다. 

강박장애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바로잡기 어려워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좋다.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본인의 행동을 스스로 인지하고 깨닫는 게 중요하다. 강박적인 행동을 만들어낸 원인과 상황을 깨닫고,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손톱을 뜯는 행위를 다른 행동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충동이 생길 때마다 주먹을 쥐거나 뜨개질하는 등 다른 행동으로 전환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스스로 습관을 고치기 힘들다면 주변 정신의학과를 찾아 약물치료나 행동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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