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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중 아닌데, 자꾸 피가 묻어난다… '암' 의심해야 할 때는?

이해나 기자 | 정덕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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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암은 자궁내막에 비정상적인 세포로 이루어진 암이 생기는 질환으로,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부정출혈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A씨는 최근 생리 기간이 아니었는데도 부정 출혈(생리 기간 외 출혈이 생기는 것)이 계속되는 현상을 겪었다. 병원에 가기에는 시간도 없고, 큰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방치했다. 근데 출혈 횟수와 양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사이즈가 큰 생리대를 30분 만에 갈아야 할 정도로 심한 출혈을 겪은 A씨는 그제야 병원에 방문했고, '자궁내막암' 판정을 받았다.

자궁내막암은 자궁내막(자궁 가장 안쪽 면)에 비정상적인 세포로 이루어진 암이 생기는 질환이다. 암이 자궁 대부분을 구성하는 근층으로 자라나가기 때문에 자궁체부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궁내막암이 생기면 ▲질 출혈 ▲하복부 통증 ▲질 분비물 증가 ▲월경 과다 ▲골반 통증 ▲성교 중 통증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궁내막암이 가지고 있는 증상 대부분은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그중에서 부정 출혈이 나타나면 전문가와 상담 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자궁내막암은 초경을 빨리하거나, 폐경을 늦게 할 경우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져 생길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자궁 내막에서 조직 성장과 세포 분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 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해 2년 이상 타목시펜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면 자궁내막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비만해도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거나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등 비활동적인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가족 중 자궁내막암, 유방암, 대장암 환자가 있어도 자궁내막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내부에서 시작돼 자궁경부암 검사 결과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따로 자궁내막 조직 검체를 채취해 암세포를 찾아야 한다. 이때 자궁 안으로 얇고 잘 구부러지는 관을 삽입해 자궁내막에서 조직을 긁어 채취하는 ▲자궁내막 생체검사를 할 수 있다. 또는 ▲D&C(확장·소파술)을 할 수도 있다. D&C는 자궁 경부를 확장한 후 큐렛(숟가락 모양 기구)을 자궁에 삽입해 조직을 긁는 방법이다. ▲자궁경 검사를 통해 암세포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자궁경 검사는 조명과 렌즈가 있는 얇은 관 모양의 기구를 자궁으로 삽입해 자궁 내부를 관찰하여 암세포 유무를 판단한다.

다행히 자궁내막암은 1기에서도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자궁내막암은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기본적으로 자궁과 양쪽 난소, 난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암세포 분화도가 나쁜 경우 ▲암 덩어리 크기가 2cm 이상인 경우 ▲암세포 종류가 투명암, 유두장액성암, 편평상피암인 경우 ▲자궁근층을 1/2 이상 침범한 경우 ▲자궁경관을 침범한 경우에는 골반과 대동, 주위 림프절 절제술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또 환자에 따라 재발을 막거나 림프절 전이 치료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자궁내막암은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이나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예를 들어 비만하면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식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면 자궁내막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때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약물을 단독으로 복용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 후 프로게스테론 호르몬과 유사한 합성 약물인 프로게스틴을 함께 복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