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항공성 중이염, 비염약 먹으면 해결된다?[이게뭐약]
신은진 기자
입력 2024/02/29 17:00
[이게뭐약]일반의약품 항히스타민 복합제
온라인 등에선 항공성 중이염은 비염약으로 예방·해결할 수 있다면서 특정약 목록을 공유하기도 한다. 정말 항공성 중이염은 비염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 확인해봤다.
◇항히스타민·슈도에페드린 도움… 비염 유무 따라 효과 달라질 수 있어
항공성 중이염 예방에 비염약이 효과가 있다는 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당사자의 비염 여부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항공성 중이염에 효과가 있는 비충혈제거 효과가 있는 비염약(감기약)이다. 아무 약이 아닌, 항히스타민과 슈도에페드린이 함유된 약이 항공성 중이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 두 성분은 항공성 중이염의 원인이 되는 삼출액, 혈관 확장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약사)은 "항히스타민은 항콜린 작용을 해 항공성 중이염의 원인인 삼출물(진액)을 말리고, 혈관 확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슈도에페드린 성분은 확장되어 있는 혈관을 수축해 귀 속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며 "항히스타민과 슈도에페드린 복합제를 복용하면 비염이 없더라도 항공성 중이염 증상을 예방, 완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 약사는 "항히스타민은 단기 복용으로 의존성이 생기는 약도 아니라 항공성 중이염이 반복되거나 증상이 심한 편이라면 미리 약을 복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장선오 원장은 "비충혈제거 효과가 있는 항히스타민제는 적응증이 있는 사람, 즉, 비염이 있는 사람에 한해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장 원장은 "보통 사람은 점막이 부어있지 않다"며 "특히나 비염이 없는 환자는 약을 먹어 내릴 부기가 없기에 약 복용으로 항공성 중이염 예방 효과를 얻긴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비염 환자는 보통 코 귀 점막이 부어있어 이관 점막도 부어있다"며 "그래서 비염약을 복용하면 항공성 중이염 예방효과를 볼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발살바 호흡, 사탕·물 마시기 등 증상 개선 효과
미처 약을 먹지 못한 상태로 비행기를 타 항공성 중이염이 생겼다면, '발살바 호흡'을 시도해볼 수 있다. 발살바 호흡법이란 엄지와 검지로 코를 잡고 입을 닫은 후 코 뒤로 공기를 살살 넣는 느낌으로 호흡하는 걸 말한다. 코 뒤로 숨을 불어넣으면 압력에 의해 유스타키오 관(중이와 인두를 연결하는 관)이 열려 귀 내부 압력평형이 유지돼 증상이 개선된다.
장선오 원장은 "발살바 호흡법은 효과가 확인된 항공성 중이염 증상 개선 호흡법이다"며 "비염약을 복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항공성 중이염으로 고통스럽다면 발살바 호흡법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흡이 어렵다면 사탕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일, 귀마개를 착용하는 일 등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장 원장은 "껌이나 사탕 등을 먹어 침을 삼키는 행위를 하면 이관을 통한 고막 내측 환기가 가능해져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발살바 호흡법, 껌이나 사탕 등을 먹는 것만으로도 항공성 중이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증상 계속되면 병원 꼭 찾아야
단, 비행이 끝났는데도 귀 통증, 먹먹함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항공성 중이염도 중이염의 한 종류라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한데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고막이 심하게 손상돼 청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장선오 원장은 "항공성 중이염은 보통 항히스타민과 슈도에페드린이 포함된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이관환기(발살바 호흡법)로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 일주일 이상 약물 치료를 해야 하고, 매우 심각한 경우리면 고막절개도 필요하다"고 했다.
장 원장은 "가장 좋은 건 예방이다"며 "항공성 중이염은 주로 하강 시 발생하므로 착륙 시 잠들지 말고, 껌이나 사탕을 먹어 침을 삼키는 행위를 통해 이관 내 고막 내측을 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