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월경 직전 '이것' 마시면 월경통 심해져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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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은 누구에게나 백해무익이지만, 여성에겐 더 안 좋다. 특히 월경 직전엔 음주를 피해야 한다. 폭음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더 빨리 취하고 더 늦게 깨게 한다. 월경통까지 심해진다.

◇여성 신체, 알코올에 취약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에 취약하다.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남성보다 여성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빨리 올라가고, 간도 더 크게 손상을 입는다. 이유를 알려면 먼저 알코올의 소화 과정을 알아야 한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위에서 1차 소화된다. 분해되지 않은 알코올은 혈관으로 흡수돼 간으로 이동한다. 마저 분해된 후 소변으로 배출된다. 여성은 모든 과정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 먼저 소화과정이 진행되는 위의 크기가 남성이 여성보다 크고, 위장에서 나오는 알코올 분해 효소(ADH)도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게다가 설사 같은 속도로 알코올이 혈관에 흡수되더라도 여성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빠르게 올라간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을 희석시키는 몸 속 수분량이 적기 때문이다. 간에서도 성별따라 차이가 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은 간의 알코올 분해 효소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1차 분해하면서 생기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도 여성에서 남성보다 더 많이 생긴다. 이 물질은 간 세포에 손상을 입혀, 지방간, 지방간염, 간경변증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이 때문에 대한간학회에서는 간경변이 발생하는 최소 알코올 양을 남성은 하루 20~40g으로 정했지만, 여성은 절반이나 적은 10~20g으로 규정했다.

◇에스트로겐 높을 때 폭음 가능성 커져
월경 2주 전(배란일)이나 월경 직전 술을 마시면 일단 폭음 가능성이 커진다.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늘어났을 때 알코올을 섭취하면 다른 시기보다 뇌의 보상 중추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술이 더 맛있게 느껴지고, 자꾸 생각나게 된다. 에스트로겐 수치는 배란일 직전에 가장 높아지고, 월경 직전 다시 약간 올라갔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최저점을 찍는다. 실제로 미국 일리노이대 후성유전학 알코올 연구센터 에이미 라섹 박사팀이 동물 실험으로 증명했다. 라섹 박사팀은 생쥐의 에스트로겐이 가장 높게 올라가는 시기와 가장 낮은 시기에 알코올을 주고 뇌의 보상 중추인 복측 피개영역(VTA)을 살펴봤다. 그 결과, 두 시기 보상시스템 활동이 두 배나 차이났다. 라섹 박사는 "에스트로겐이 증가할 때 술을 마시면 보상 중추가 크게 활성화돼, 술로 인한 쾌감이 극대화된다"며 "이땐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될 가능성이 크고, 이 습관이 반복되면 알코올 중독까지 이를 수 있다"고 했다.


◇더 빨리 취하고, 월경통도 심해져
게다가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을 때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더 빨리 취한다. 여성호르몬 배출이 간 해독 과정을 거쳐 진행돼, 간에 부담이 커지면서 알코올 해독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 알코올이 호르몬을 교란시켜 더 심한 월경전 증후군(PMS, premenstrual syndrome)과 월경통에 시달리게 된다. 실제로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학 예방의학과 마리아 델 마르 페르난데스(María del Mar Fernández) 교수 연구팀이 8개국 연구 논문 19편을 종합분석한 결과, 월경전 술을 마시는 것이 PMS 발생률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술이 PMS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알코올이 생리주기 동안 PMS와 관련된 물질인 성 스테로이드 호르몬(Sex steroid hormones), 성선자극호르몬(GTH), 세로토닌, 가바(GABA) 등의 농도를 변동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월경통 자체도 심해질 수 있는데, 알코올 자체가 모든 근육통, 관절통 등을 악화하기 때문이다. 이 통증은 술이 깼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장기적으로 난임 가능성 높이기도
음주는 자궁 건강에 치명적이다. 알코올이 자궁내막 두께, 배란, 생리주기 등을 조절하는 에스트로겐 분비를 늘려, 자궁근종, 생리불순, 난임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켄터키 루이빌 대학 인구보건학 테일러 교수 연구팀이 월경과 임신 가능성 사이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배란일부터 월경 전까지 2주 동안, 한 주 세 잔이상 정도의 술을 마시면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임신할 수 있는 능력이 4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 전 2주부터 월경 중 사이에 꼭 술을 마셔야 한다면 대한가정의학회 학술지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에 맞게 1회 최대 음주량 2잔 이하로 마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