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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키나 눈썰매를 타는 중 눈이 충혈되고 아프다면 '광각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광각막염은 빛 때문에 각막에 화상을 입는 질환으로, 흔히 설맹이라고 부른다.

스키장이나 눈썰매장에 쌓여있는 눈은 희고 반짝이는 만큼 반사도가 매우 높아 안구 건강에 치명적이다. 일반적으로 잔디나 모래사장의 햇빛 반사율이 최대 20% 정도인 것에 반해, 흰 눈의 햇빛 반사율은 4배 이상 높은 약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막도 피부처럼 열이나 화학물질, 자외선에 의해 손상된다. 각막은 볼 때 필요한 빛은 투과시키고, 자외선 등 해로운 빛은 흡수해 각막 안쪽까지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자외선이 반사되는 설원에서 특별한 안구 보호장치 없이 맨눈이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에 손상이 축적돼 화상으로 이어진다.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우민지 교수는 "추울 때는 오히려 눈을 보호하는 장비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눈은 겨울철 자외선에 매우 취약하다"며 "설원에서 야외 활동을 한다면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은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각막 화상을 입으면 흔히 안구 통증, 눈부심, 충혈이 나타난다. 그러나 중증이라면 시력 저하와 일시적 야맹도 겪을 수 있다. 제때 처치하지 못하면 각막이 정상적인 기능을 완전히 잃어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기도 한다. 또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뿐만 아니라 망막까지 손상을 입을 수 있고, 2차 감염으로 각막 궤양도 생길 수 있다. 증상은 손상 직후 나타나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는 수 시간이 지난 후에 증상을 느낀다.

각막 화상이 의심될 때는 일단 차가운 물수건이나 얼음찜질로 화상 부위를 진정시키고, 최대한 빠르게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안과에서는 상처 부위 소독, 인공눈물, 항생제, 항염증 안약 그리고 경구약 투여로 추가 손상을 방지하고 각막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 손상이 심하다면 치료용 콘택트렌즈, 압박 안대, 건조 양막 이식술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초기 처치가 적절하면, 각막 화상은 대부분 수 주 안에 회복된다.

간혹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해 완전히 낫기 전까지 지속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 교수는 "각막 화상은 자외선뿐 아니라 열이나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고온 환경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안구 보호에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