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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채용… 남녀 똑같은 기준으로 체력시험 본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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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소방청이 오는 2027년부터 소방관 채용시험 체력평가를 성별, 채용 분야와 상관없이 같은 기준으로 채점할 계획이다. 현재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가 안 되는데, 문턱이 더 높아질 예정이다.

소방청은 지난해 10월 '소방 공무원 채용 체력시험 개선안'을 제출했다. 개선안에는 체력평가에서 남, 여 구분 없이 같은 채점 기준을 적용하고, 체력 평가의 비중을 15%에서 25%로 높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체력 평가 종목도 바뀐다. 악력,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앉아 앞으로 굽히기 등 기초체력 6개 종목이 ▲계단 오르내리기 ▲호스 끌고 당기기 ▲중량물 운반 ▲더미 끌기 ▲장비 들고 버티기 등 소방 직무와 관련된 새로운 종목 5개로 대체된다.

현재 소방공무원 지원자들은 성별에 따라 체력 평가에서 다른 기준으로 평가 받아왔다. 악력은 남성 60kg 이상, 여성 37kg 이상을 기록했을 때, 제자리 멀리뛰기는 남성 263cm, 여성 199cm 이상 뛸 때 만점인 10점을 받는 식이다.

소방청은 "지금 평가 기준은 필기를 잘 보는 사람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어, 남녀 구분 없이 현장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라며 "그간 남녀 분리 측정 방식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오히려 여성 소방관의 취업 문이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채용은 성별로 채용 인원이 정해진 분리 채용과 남녀를 통합해 선발하는 통합 채용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경쟁채용에서 남성 575명, 여성 153명이 뽑혔고, 통합으로는 102명이 선발됐다. 통상 여성 응시자가 남성 응시자보다 필기시험이 높은데도 통합채용으로 할당된 102명 중 최종 여성 합격자는 42명으로 남성 합격자(38명)와 큰 차이가 없었다. 체력평가에서 낮은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체 채용 비율로 보면 여성 합격자는 17%에 그친다. 소방관 채용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20%를 돌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동일 기준으로 채점 방식이 바뀌면 여성 소방관은 통합채용에서 더 선발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은 "여성 채용 목표제와 남녀 정원 분리 선발 등 보완책으로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며 "특정 성별에만 유리하지 않은 채용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변경안은 자문위원회와 세미나를 거쳐 확정된다. 2026년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 후 2027년 신규 채용자들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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