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벌벌' 떨리는 분들… 이유 알려드립니다
이해나 기자 | 이가은 인턴기자
입력 2024/01/09 07:30
호감 가는 이성 앞에서 몸은 긴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뇌가 흥분 상태에 놓이거나, 스트레스에 직면한 상황에서는 부신에 신호를 보낸다. 부신은 신장 위 삼각형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호르몬 생성기관이다. 부신에서는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호르몬이 생성된다. 뇌의 신호를 받은 부신은 곧 혈액을 통해 이 호르몬들을 분비한다.
부신이 분비하는 호르몬 중 하나인 아드레날린은 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 세포를 감싸고 있는 세포막과 결합해 심장 박동을 늘리기 때문에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다. 미국 토머스제퍼슨 대학병원의 레지날드 호 교수는 "달리고 나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을 때 다리가 흔들리는 것도 실제 몸에서 반응하는 생물학적 현상이다. 스트레스 호르몬 중 하나인 노르에피네프린이 주원인 중 하나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긴장 상태에 놓였을 때 신체 반응을 조절해 준다. 따라서 이 호르몬이 혈액을 통해 분비되면 말초혈관, 즉 몸의 말단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크게 높인다. 이때 다리와 같은 사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떨린다고 느끼게 된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발표나 시험을 앞둔 순간같이 긴장되는 상황에서 몸이 떨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심각한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랑'이란 감정이 위험할 수 있다. 심장은 한 번 박동할 때 산소가 많이 들어있는 피를 온몸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심장 박동이 빨라질수록 심장은 산소가 많은 피가 더 많이 필요해지는 셈이다. 따라서 심근경색 이력이 있는 고령층에게는 치명적이다. 심근경색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병이다. 순환이 잘 되지 않는 혈관에 갑자기 피가 대량으로 투입되면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호 교수는 긴장을 유발하는 "'사랑'이 실제로 심장에 해로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