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질환

“‘소이증’ 환아에게 새 귀 선물… 불안·죄책감 떨쳐내길”

전종보 기자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소이증 명의’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3년 전 초등학생 A양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스크를 귀에 걸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 2년여 만이었다. 소이증을 갖고 태어난 A양은 한쪽 귀가 작았던 탓에 그동안 쉽게 마스크를 쓸 수 없었다. 머리를 묶거나 빗어 넘기는 것조차 A양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부모는 아이의 머리카락 사이로 작은 귀가 보여 혹시나 놀림을 받진 않을지 늘 노심초사해야 했다. 다행히 A양은 두 차례 재건술 끝에 새 귀를 얻게 됐다. 수술 후 마스크를 귀에 건 A양은 두 눈으로 환하게 웃어보였다.

소이증은 선천적으로 귀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아 귀 모양이 작거나 변형된 것을 말한다. 신생아 6000명당 1명꼴로 나타난다고 보고되며, 왼쪽, 오른쪽, 또는 양쪽 귀에 모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소이증을 갖고 태어나도 8세 이후 소이증 재건술을 받을 수 있다. 재건술은 환자의 갈비뼈 연골을 이용해 새 귀를 만들어주는 수술로, 외이도가 막혔을 경우엔 외이도 재건술도 함께 시행한다. 지금까지 1000건 이상 소이증 재건술을 시행해온 강북삼성병원 오갑성 교수를 만나 소이증 치료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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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 강북삼성병원 제공
-선천성소이증이란?
귓바퀴 형성 부전으로 귀 조직이 정상보다 부족한 것을 뜻한다. 작은귀증이라고 불리며, 귀가 거의 없는 경우엔 무이증이라고도 한다. 귀가 남아있는 정도는 환자마다 다르다. 귓불만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귀가 이주(耳珠)까지만 있거나, 이주의 3분의 1, 또는 2분의 1까지만 형성된 경우도 있다. 태어나자마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고, 남아있는 부분은 성장 과정에서 계속 커진다. 치료 측면에서 본다면 귀가 많이 남아있을수록 수술 후 모양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

-유병률이 얼마나 되나?
문헌을 종합해보면 전세계적으로 6000~8000명당 1명, 남녀 비율 2:1, 좌·우·양측 비율 3:6:1로 보고된다. 동서양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직접 시행한 1000례를 분석했을 때도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20만~30만명이 태어난다고 가정하면, 매년 30~50명씩 확인되는 셈이다.

-원인이 무엇인가?
태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데, 아직까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드물게 부모 중 한 명이 소이증일 때 자녀가 소이증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전성이 있는 질환이라고 확신할 순 없다. 임신 중 감염, 약물 복용 등을 원인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청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이증이 있어도 이주가 보일 정도로 귀가 많이 형성되고 외이도가 정상적으로 기능한다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소이증 환아는 귀 입구가 막혀있어 청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특히 양측성 난청일 때 많은 불편함을 겪는다. 청각이 노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골전도 헤드폰 등을 이용해 계속해서 청신경을 자극해줄 필요가 있다.

-청력 이상 외에 동반될 수 있는 문제는?
태아기에 귀와 함께 상악골, 하악골이 형성되는 과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반안면왜소증과 같은 여러 두개안면기형을 동반한 소이증이 보고되곤 한다. 안면신경마비로 얼굴 형태가 변한 경우도 있으며, 드물게 구순구개열이 함께 확인되기도 한다.

-언제 수술 받아야 하나?
일반적으로 만 8세부터 재건술이 가능하다. 8세가 되면 본뜨는 데 필요한 반대쪽 귀의 크기가 성인 귀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고, 갈비뼈 연골도 재건술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한다. 치료 협조가 안 되거나 환아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경우엔 10~12세, 또는 그 이후에 실시하기도 하지만, 늦어도 18세 이전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18세를 넘어서면 연골이 석회화되고 탄력성이 떨어져 귀 모양을 조각하기 어렵다.

-수술 전 어떤 검사를 실시하는가?
폐 기능 검사나 혈액 검사 같이 수술 전 필요한 ​일반적인 ​검사들을 모두 진행한다. 여기에 소이증 재건술은 가슴 CT 검사를 반드시 실시한다. 재건술에 필요한 6~8번 갈비뼈 연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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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증 수술은 1, 2차 수술로 나눠 진행된다. 1차 수술에서는 갈비뼈 연골로 틀을 만들어 피부에 삽입한다. 이후 2차 수술을 통해 귀를 거상시켜 입체적인 구조로 만든다. / 강북삼성병원 제공
-수술 절차는?
보통 2단계로 진행된다. 1차 수술에서는 우선 두피에 수직으로 서 있는 귓불을 제위치로 옮긴 뒤, 크기가 부족한 만큼 귀연골틀을 제작해 피부 밑으로 삽입한다. 이후 연골틀 주변에 배액관을 넣어 음압을 걸어주면 피부가 틀에 유착돼 귀 모양이 유지된다. 이때 연골은 반대편 귀를 본떠서 만든다. 양측 귀를 모두 수술 받는 경우엔 부모 중 더 닮은 사람의 귀를 본뜬다.

-2차 수술은 언제 시행되나?
환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1차 수술이 끝나고 1년 정도 후 2차 수술을 한다. 2차 수술은 심어놓은 연골틀을 거상하고 피부를 이식해 실제 귀와 유사한 입체적 구조로 만드는 과정이다. 귀 입구가 막힌 경우엔 환자 연령을 고려해 이비인후과에서 외이도재건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왜 갈비뼈 연골을 사용하나?
우리 몸 관절 사이사이에 연골이 있지만, 그 연골들은 갈비뼈처럼 꺼내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갈비뼈 연골을 사용하면 흉터가 남고 가슴 라인이 조금 들어갈 순 있지만,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수술 효과는 어떤가?
2차 수술 후 3주 정도 지나면 피부가 붙고, 1년 후에는 상처가 아문다. 환자마다 만족도는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안경·마스크를 착용하는데 어려움이 없거나 다른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고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정도면 수술이 잘 됐다고 본다. 가슴 연골 특성상 탄력성이 없기 때문에 정상 귀처럼 접히진 않는다.

-수술 후 필요한 치료·관리가 있다면?
1차 수술 후 피부와 연골틀이 붙을 수 있게 배액관을 잘 유지해야 하고, 2차 수술 후에는 이식 피부의 생착이 중요하다. 1차 수술 후 감염, 혈종 등으로 연골이 흡수되거나 2차 수술 후 이식 피부가 생착되지 않으면 재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이식한 피부는 기름샘·땀샘이 없기 때문에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로션도 매일 발라줘야 한다.

-소이증 환아와 보호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소이증을 갖고 태어났지만 재건술을 받고 성인이 돼서 잘 살아가는 환자들이 많다. 지금 수술을 받을 예정이거나 받은 환아들도 힘든 시기를 이겨내 다른 환아에게 꿈과 희망을 줬으면 한다. 보호자들에게는 불안하더라도 ‘의료진이 귀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으로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간혹 인터넷을 참고해 인조뼈를 심는다거나 귀 입구를 먼저 만든 뒤 재건술을 받기도 하는데, 모두 삼가야 할 행동이다. 아이에게 소이증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치료를 맡기고, 아이가 의료진과 교감을 쌓을 수 있도록 수술 전까지 주기적으로 외래를 방문하기 바란다. 치료 과정을 잘 밟는다면 아이도 소이증으로 인한 콤플렉스나 스트레스 없이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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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 강북삼성병원 제공
오갑성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인재대 의대 서울백병원,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현재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에서 귀 기형, 소이증, 안면윤곽술, 안검성형 등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대한성형외과학회 편집위원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장, 대한창상학회 회장. 대한성형외과학회 안면윤곽 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오 교수는 수술법이 미국 성형재건 학술지에도 실릴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1년 첫 소이증 수술 시작 후 22년 만에 소이증 수술 10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계속해서 환자의 얼굴 기형과 마음까지 모두 치료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