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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핫했던 ‘디지털치료제’…수익성 거의 ‘제로’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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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료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외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거의 없어 개발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상시험 등을 통해 효능·안전성 등에 대해선 입증받은 상태이지만 정작 처방을 받아 이용하는 환자들이 극소수여서 실제로 수익성을 얻기 위해서는 장기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등 해외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의약전문매체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미국에선 ADHD와 제2형 당뇨병 환자 등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앱이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들에게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다수 업체들이 올해도 수익성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 디지털치료제 개발사는 "디지털 치료제 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금은 소멸됐다"고 말했다. 사용 가능한 제품과 급여지원 재정 문제 사이에서 개발사들이 문제에 직면한 셈이다. 이들은 자금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수익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구조조정 등에 들어가야 하다고 호소했다.

이미 올해 몇몇 디지털 치료제 회사들이 조직개편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먼저 미국 바이오텍인 '베터 테라퓨틱스(Better Therapeutics)'는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비용절감 차원에서 직원의 3분의 1 이상을 해고했다.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제2형 당뇨병을 대상으로 앱을 개발하는데 10년을 보냈지만, 기술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재정적 불안감을 해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DHD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 '아킬리(Akili)'도 올해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영상 기반의 어린이 ADHD 치료제를 처음으로 허가받았다. 그럼에도 적자를 면치 못해 올해 두 차례 해고를 추진했다. 직원 수는 연초 대비 30%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또한 기존 디지털 치료제의 적응증을 자폐증, 우울증, 인지 모니터링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중단했다. 기존 ADHD 치료제의 적용 대상을 아동에서 성인으로 확대해 FDA 승인을 받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문제는 보험사의 미지원이 꼽힌다. 디지털 치료제는 규제에 따라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하지만 보험 급여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개발 투자 비용 대비 수익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면서 여러 회사들의 지속적인 난항이 예상된다. 국내 상황도 유사하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2개 디지털치료제가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았지만 보험 급여 적용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의료진들의 보수적인 태도도 처방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치료제 회사들은 치료 분야에서 디지털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정 질병에 대한 개인화된 치료 방식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원격의료 환경이 확대되면 여기서 디지털 치료제도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들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