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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에 구멍 난 英 30대 여성, ‘자궁내막증’ 때문이라고?
이금숙 기자 | 임민영 인턴기자
입력 2023/12/21 07:30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너 키스비(36)는 9개월 동안 월경할 때마다 오른쪽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겪었고, 호흡 곤란이 나타났다. 키스비는 호흡이 가쁘고 통증에 시달려 2주 동안 직장을 못 가기도 했다. 결국 그는 검사를 받았고 폐에 공기가 찬 현상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그가 ‘자궁내막증’을 겪고 있고, 이 질환 때문에 기흉(폐에 생긴 구멍으로 공기가 새면서 늑막강 안에 공기가 차는 질환)도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키스비의 경우 자궁내막조직이 횡격막과 폐 내벽에서 자라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이외의 조직에 부착해 증식하는 상태를 말한다. 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지만, 월경혈의 역류로 인한 자궁내막증이 가장 흔하다. 월경 중 탈락한 자궁내막조직이 질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난관을 따라 골반 내로 들어가서 다른 장기에 붙는 것이다. 자궁내막증이 발생하면 다른 곳에도 자궁내막조직이 있어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보통 자궁 근육 안쪽이나 복강에서 발견된다. 월경기에는 이 조직도 똑같이 탈락하면서 그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는 2022년 기준 18만 9044명이다.
자궁내막증이 흉부의 횡격막이나 늑막에서 발생하면 키스비처럼 기흉을 겪을 수 있다. 기흉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드물게 월경성 기흉이 나타날 수 있다. 월경성 기흉은 월경 주기에 맞춰 월경통과 호흡곤란, 흉통을 일으킨다. 그리고 주로 신체의 우측에서 많이 발견된다. 다만 월경통이 심해 다른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궁내막증은 월경을 멈추는 약물치료나 다른 부위에 붙은 자궁내막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자궁내막증은 월경 주기에 따라 증식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의 합성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 경구용 복합 호르몬제나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제제 등을 복용해 월경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수술을 진행해 잘못 있는 자궁내막조직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재발 위험도 있기 때문에 꾸준한 검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