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15가 폐렴구균백신 나왔는데… SK바사 '21가' 백신 3상 계획, 시장성 있나?
장봄이 기자
입력 2023/12/11 19:30
기존 폐렴구균백신 시장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과 '프리베나20' 등이 주로 점유하고 있는데, 지난달 한국MSD가 폐렴구균 신규 백신인 '박스뉴반스'(15가)를 선보이며 새롭게 시장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임상 3상을 2027년 내에 완료한다고 선언하면서 한발 더 늦게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후보물질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FDA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신청 절차는 앞으로 추가적인 제출 과정을 거쳐 완료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2상까지 마친 바 있다. 생후 12~15개월 소아 140명과 42~89일 영유아 7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보물질과 대조백신(프리베나13)의 비교 임상에서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후보물질 접종군은 백신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또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 접종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하는 경우에도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임상 결과를 토대로 미국, 유럽, 한국 등 다국가 영유아를 대상으로 2027년 내 임상 3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후보물질은 폐렴, 급성 중이염과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이라며 "현재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기존 백신보다 많은 21종류(1·3·4·5·6A·6B·7F·8·9N·9V·10A·11A·12F·14·15B·18C·19A·19F·22F·23F·33F)의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예방 범위도 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백접합 백신은 폐렴구균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앞서 지난달 한국MSD도 폐렴구균 새 백신 15가(1·3·4·5·6A·6B·7F·9V·14·18C·19A·19F·22F·23F·33F) 박스뉴반스를 먼저 선보였다. 박스뉴반스는 기존 13가 폐렴구균 백신과 비교해 혈청형 22F와 33F에서 면역원성을 추가 형성한다. 생후 6주 이상부터 만 17세까지 영아 어린이청소년과 만 18세 이상 성인 등 전 연령에서 접종 가능하다.
박스뉴반스는 소아 기준 1만2500만명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폐렴구균 질환 예방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13가 백신과 비교해 2개 혈청형을 추가해 커버리지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또 3번 혈청형은 기존 대비 높은 면역원성을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MSD는 올해 안에 국내 공급과 동시에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등재를 목표로 두고 있다.
스카이팩과 박스뉴반스는 모두 단백접합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이며, 다가백신이지만 각각 21가와 15가로 대응 혈청형 수에 차이가 있다. 임상시험 대상에선 스카이팩이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박스뉴반스는 전 연령 접종을 대상으로 했다. 현재 박스뉴반스가 시장에 우선 진출했기 때문에 점유율 선점에는 유리한 상황이다.
한편 폐렴구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렴구균성 질환은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이다. 한국 MSD에 따르면 영아, 소아, 청소년의 10만명당 14명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인 세균성 폐렴으로 사망한다. 이 때문에 다양한 혈청형을 커버하는 백신으로 선제적인 예방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