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메디컬포커스] 폐렴구균백신… 폐렴이 독감백신으로 예방된다고요?
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장·내과 전문의
입력 2011/10/26 09:02
이날뿐 아니라, 진료를 하다 보면 폐렴에 대해 잘 모르는 환자를 많이 만난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할 때면 폐렴인데 감기로 오인하다가 뒤늦게 병원에 오는 노년층이 많다. 폐렴은 가래를 동반한 기침, 호흡곤란, 가슴 통증, 피 섞인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과 고열, 식욕부진, 피로 등의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초기에는 감기 수준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증상이 급속히 나빠질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은 증상이 급히 악화하면 염증이 폐조직으로 퍼져 호흡부전을 일으켜 생명이 위험해진다. 따라서 예방으로 감염의 위험을 줄이고, 만일 걸리면 일찍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국내 폐렴 사망자의 98%가 60세 이상일 정도로, 폐렴은 고령자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따라서 65세 이상은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고령자가 아니라도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 두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는 폐렴구균 질환에 걸릴 위험이 건강한 사람보다 6배, 만성폐질환자는 7배, 만성심장질환자는 10배 더 높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낮다. 며칠 전 독감 예방접종을 하러 온 60대 남성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함께해 두면 좋다고 권했더니, "폐렴구균 백신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독감이 심해지면 폐렴이 되고, 따라서 폐렴은 독감 백신만으로 충분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이분처럼 오해한다.
폐렴구균 백신은 독감 백신과 다르다. 매년 맞아야 하는 독감 백신과 달리, 65세 이상은 폐렴구균 백신을 평생 한 번만 맞으면 된다. 독감과 폐렴 예방접종을 함께하면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감소하는 만큼,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때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함께 하면 좋다. 요즘에는 주삿바늘이 짧아서 피부를 깊게 뚫고 들어가지 않으면서 예방 효과는 뛰어난 독감 백신도 있고, 주사기에 주사액이 담긴 형태로 제조돼 오염 위험을 줄인 폐렴구균 백신도 있으니 고려할 만하다.